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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난 파고 극복하려면
입력2003-10-06 00:00:00
수정
2003.10.06 00:00:00
박현욱 기자
기업들이 신규채용도 하지 않으면서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있다. 외환위기 때 보다 더 혹독한 감원한파가 될 것이라는 예고다. 이미 KT가 5,500명이라는 대규모 명퇴를 결정한데 이어 우리은행 등 금융권의 구조조정도 간단없이 진행되고 있다. 생산라인을 중국 등으로 이전하는 대기업들도 인력조정이 불가피해 감원태풍은 제조업을 비롯한 금융 정보통신 등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소니사도 지난 95년의 35세 이상에서 이번엔 30세 이상 직원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국내 기업들의 명퇴연령도 50대에서 30대까지 낮춰지고 있다고 한다. 삼성 등 대기업들이 새해의 임금총액을 동결하거나 줄이고 대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려 하는 것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케 한다.
중장년층의 감원 못지않게 국민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올해 4분기중 채용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기업이 77.5%나 된다는 사실이다. 노동부가 지난 9월 4,444개 표본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고용동향 전망`에 따르면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은 22.5%에 불과해 지난해 3분기의 32.3%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노동부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9월중 인력부족 업체가 17.7%이고 인력과잉 업체는 2.7%로 나타나 인력 순부족 업체 비율이 15%나 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인력부족 업체는 많은데 채용계획 업체는 별로 없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모순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데는 인력수급의 근본적인 결함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3D업종의 중소기업에는 인력부족이 심각하고, 반면, 대기업은 꾸준히 생산성을 향상시켜 더 이상 인력증원이 필요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극한적인 대립을 야기하는 노조에 대항해 기업들이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고, 최근들어 신규채용 보다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경력자 위주의 채용이 늘어난 때문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인력의 효용성은 떨어지고 있는데 고급인력의 양성이나 재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계속되는 경제여건의 변화를 감안할 때 취업의 불균형으로 인한 높은 실업상태가 고착화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고용이 창출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어야 하고, 특히 정부는 막연하게 경기가 나아지기를 기대할 게 아니라 변화하는 여건에 맞춰 다양한 고용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구직자들도 눈높이를 낮춰 변화하는 사회에 적극적으로 적응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부실한 학교교육과 함께 구직자에게 외면당하는 정부의 겉치레 취업프로그램도 개선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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