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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차리기] 어류 동쪽, 육류는 서쪽… 탕 갯수는 홀수로

치자 들어가는 생선 피하고 생선 머리는 오른쪽 향하게<br>밥·술잔은 왼쪽·국은 오른쪽, 어포의 경우 생선배 아래로<br>붉은 과일 동쪽·흰것은 서쪽


설 준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다름 아닌 설날 상차림.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고물가로 주부들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시기다.

지난해 태풍과 올 겨울 한파 등의 영향으로 대형마트에서 올해 설 명절 차례상을 준비할 경우 주요 제수용품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본격적인 제수용품 구매가 시작되는 설 1주일 전 시점의 주요 제수용품 28개 품목 구매비용(4인가족 기준)을 근거로 올해 설 명절 차례상 준비 비용이 지난해 설보다 6.4% 늘어난 20만3,870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제수용품 28개 품목 가운데 절반인 14개 품목 가격은 지난해보다 오르고 10개 품목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일과 채소 가격은 평균 13% 가량 오르고 축산물과 수산물은 평균 3~5% 가량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과일의 경우 지난해 여름 태풍에 의한 낙과 피해로 인한 수확량 감소로 배(5개ㆍ개당 650g 내외)는 지난해보다 34% 가량 오른 2만 6,400원에, 건대추(100g)는 50% 가량 오른 3,000원에 각각 판매될 예정이다. 또한 단감(5개ㆍ개당 180g 내외)은 저장성이 떨어져 11% 가량 오른 5,000원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피해의 영향을 덜 받은 과일들은 지난해 가격 수준을 유지하거나 가격이 내려갈 전망이다. 사과(5개ㆍ개당 330g 내외)는 지난해와 같은 1만4,700원에, 작황이 좋았던 곶감(10개)은 7% 가량 가격이 낮아진 1만1,000원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채소는 한파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오름세다. 특히 대파(1단)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오른 2,900원에, 시금치(1단)는 44% 가량 오른 4,900원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돼 일부 채소 가격의 인상폭이 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축산물의 경우 한우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돼지고기와 수산물은 가격이 하락할 전망이다. 한우의 경우 산적(우둔)은 1등급 400g 기준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1만4,000원에, 국거리(400g) 역시 지난해와 동일한 1만3,2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사육두수 증가로 인해 가격이 낮아진 돼지고기(후지)는 500g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5% 내린 3,750원에 판매될 것으로 관측된다.

수산물의 경우 비축 물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참조기(100gㆍ1마리)는 지난해보다 20% 가량 내린 1,600원에, 명태 전감(500g)은 전년과 동일한 5,500원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가래떡(1kg)의 경우에는 쌀과 부자재 비용 인상에 따라 12% 가량 오른 6,500원에, 밀가루(2.5kg)와 청주(1.8L)도 원부자재 인상으로 인해 각각 9%와 6% 가량 오른 3,430원과 1만원에 각각 판매될 예정이다.

◇제수용품 고르는 법=값이 비싸든 싸든 조상을 모시는 차례상 준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차례상 차림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좋은 제수용품으로 차례상을 잘 차리는 법을 소개한다.

우선 차례상에 올리는 생선은 살이 붉거나 이름 끝에 '치'자가 들어가는 것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무엇보다 신선도가 가장 중요한 만큼 눈과 아가미, 배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눈알이 맑고 선명하며 앞으로 볼록 튀어나와 있어야 하고 배를 눌렀을 때 팽팽하고 탄력이 있는 것이 싱싱한 제품이다.



아가미는 암적색이 아닌 선명한 선홍색을 띄고 있어야 한다. 특히 굴비는 비늘이 고르게 촘촘히 박혀있고 몸통에 비해 머리 부분이 작고 배 부분이 노란색인 것이 좋다. 유독 원산지 관련 시비가 많은 조기를 고를 때는 몸 전체가 붉은색으로 몸통이 두툼하며 길이가 짧은 것이 국내산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비닐이 거칠고 유난히 몸에 광택이 많은 것은 수입산으로 의심된다.

나물의 경우 국산 도라지는 길이가 짧고 가늘며 동그랗게 말리는 성질이 약하다. 잔뿌리가 비교적 많이 붙어있고 원뿌리도 2~3개 정도만 갈라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산 고사리의 경우 연한 갈색에 너무 길거나 굵지 않다. 손으로 뜯기 때문에 줄기 아랫부분의 단면이 불규칙하고 줄기 윗 부분에 잎이 많이 붙어 있는 것을 찾으면 된다. 과일 중 배는 맑고 선명한 황갈색에 윤기가 나야 품질이 좋다. 가장 좋은 상태로 보관하려면 구입하자마자 비닐랩으로 낱개 포장해 냉장고 안에 넣으면 된다.

사과는 껍질에 탄력이 느껴지고 손가락으로 튕겼을 때 맑은 소리가 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면에 골고루 붉은 빛을 띠고 냄새를 맡았을 때 향긋한 것이 좋은 품질의 사과다. 햇단감은 크기가 클수록 좋지만 표면에 굴곡이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밤은 국산이 개량종으로 알이 굵고 윤택이 나며 껍질이 깨끗하다는 특징을 기억해두자.

쇠고기의 경우 절단면의 색이 밝고 윤기가 나면 안심하고 구입해도 된다. 국산의 경우 덩어리 형태도 다양하고 등심은 자른 면에 떡심이 들어가 있지만 외국산은 타원형에 떡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쇠갈비는 지방이 흰색이고 짝갈비(덩어리) 형태로 팔리는 것이 국산이다.

◇알기 쉬운 차례상 차림 원칙=차례상 차림은 몇 가지 원칙만 알면 간단하다. 제상은 놓기 편한 자리에 놓고 실제 방위와 상관없이 신위를 모신 자리를 북쪽, 제주가 절을 하는 자리를 남쪽으로 정한다. 제주가 신위를 바라보았을 때 신위의 오른쪽이 동쪽, 왼쪽이 서쪽이 되는 것이다.

음식은 5열로 놓는다. 제주와 가장 멀리 있는 곳을 1열로 삼는다. 1열에는 메와 갱, 2열에는 적과 전, 3열은 탕, 4열은 포와 나물, 마지막 5열에는 과일을 두는 것이 원칙이다.

제1열에는 밥과 잔을 올려야 한다. 이때 반서갱동(飯西羹東)에 맞춰 상차리는 사람이 봤을 때 밥과 술잔은 왼쪽, 오른쪽은 국을 놓는다. 시접(수저그릇)의 경우 가운데 두면 된다. 2열에는 세 가지의 적과 전을 놓는데 어동육서(魚東肉西)에 맞춰 어류은 동쪽, 육류는 서쪽에 놓아야 한다.

생선적의 경우 음양오행설에 따라 머리는 소생과 부흥을 뜻하는 오른쪽(동쪽), 꼬리는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는 왼쪽(서쪽)으로 둬야 한다. 두부와 채소로 만든 소적은 가장 우측에 차린다.

제3열에 올라가는 탕 갯수는 1, 3, 5개의 홀수로 맞춘다. 일반적으로 육탕(육류탕), 소탕(두부, 채소류탕), 어탕(어류탕)을 만드는데 건더기만 건져 수북히 담아야 한다. 5탕을 한다면 봉탕(닭, 오리탕)과 잡탕을 더한다.

포와 나물을 놓는 4열은 좌포우혜(左脯右醯)를 원칙으로 삼는다. 북어와 대구, 오징어포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에 둔다. 어포의 경우 생선배는 아래로 와야 한다. 나물과 간장은 가운데에 차린다. 나물은 생동숙서(生東熟西)에 맞춰 왼쪽에는 김치, 오른쪽은 익힌 나물을 놓는다. 순서는 왼쪽부터 콩나물, 숙주나물, 무나물, 고사리 도라지다. 김치는 나박감치만 쓴다.

마지막 5열은 과일과 약과, 강정을 둔다. 이때 과일은 귀함을 뜻하는 양(陽)의 수인 홀수로 올려야 한다. 과일을 제기에 올릴 때는 위 아래 부분만 살짝 깎아놓는다. 이때 조율이시(棗栗梨枾)와 홍동백서(紅東白西)를 지킨다. 즉 왼쪽부터 대추와 밤, 배, 곶감, 약과와 강정 순으로 차리고 사과와 같은 붉은 과일은 동쪽, 배 등 흰 과일은 서쪽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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