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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안돈다] 5.끝 땜질처방 유혹 떨치고 원칙 고수를

[돈이 안돈다] 5.끝 땜질처방 유혹 떨치고 원칙 고수를은행·보험 강제동원등 구태론 불신만 키워 금융정책은 선택의 딜레마다. 정책 당국자들은 요동치는 시장상황 속에서 곧잘 시장현실과 구조조정의 원칙 사이에서 고민한다. 당국자치고 원칙을 표표히 유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지만, 시장안정을 위해 가끔 원칙을 깨트리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시장이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정부는 이를 시장의 「묵시적 동의」로 믿게 되며, 원칙은 무너져 간다. 시간이 지나면 금융시장의 신뢰는 자연스레 무너져 간다. 현재의 금융정책이 이렇다. ◇불신의 싹은 정부의 수직적 사고로부터= 정부 당국자들의 정책툴(도구)은 지극히 제한돼 있다. 위기일수록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이속에서 당국자들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게 바로 일관성(원칙)이다. 최악의 상황이라도 원칙을 유지하면, 정책을 대하는 시장의 믿음은 지켜진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은 10조원의 채권형펀드를 구성키 위해 은행·보험의 자금담당자들을 소집했다. 금감원은 여기에 참여할 수 없는 금융기관들은 사유서를 제출하라며 사실상 강제동원령을 내렸다. 정부의 「노력봉사령」에 금융기관들은 따랐지만, 회의장을 떠나는 자금 담당자들은 불만이 가득했다. 그들은 『정부가 언제나 금융기관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차 채권안정기금을 만들때도 그랬듯, 정부는 일선 금융기관을 마치 하수인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대우 담보CP 80% 보장방침은 정부의 이런 사고의 틀에서 연유한다는게 투신사들의 판단이다. 정부가 일선 금융기관을 시장의 대등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면, 이같은 정책은 나올 수 없다는 주장이다. ◇끝없는 땜질, 근원해결은 언제= 정부 당국자들은 위기 대책마련때 십중팔구 「은행의 팔목꺾기」를 거론한다. 최근 종금사 대책을 마련하기 전날 정부 당국자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은행을 이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조원 펀드도 결국 부담의 주체선정은 은행과 능력있는 보험에 대한 강제할당으로 결론지어졌다. 한 시중은행장은 『채안기금이근, 채권펀드든 따르겠다. 문제는 신용이 바쁜 회사채를 매입한후 부실채권이 됐을때 정부가 책임질 자신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또다시 강제동원령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금융기관들은 정부의 계속된 땜질에 지쳐가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통합도 마찬가지. 이용근(李容根)금감위원장은 『해당은행이나 노조 반발이 있으면 강제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사회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금융전문가들은 정부가 이제와 이같은 발언을 내놓는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다. 언제는 반발이 예상되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이는 결국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 퇴색으로 다가왔고, 또한번의 정책신뢰상실로 이어졌다. ◇자신감 결여된 정책= 한 기업을 죽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자칫 시장에 긁어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 또다른 정책 딜레마다. 현 경제팀은 일단 어려움에 처한 기업(금융기관)을 살리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가 부실기업(금융기관)을 우량기업으로 재탄생시킬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표적 예가 종금사. 대한·나라·중앙종금 등은 모두 1차 구조조정 당시 회생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던 곳들이다. 이들은 어떤 과정을 거쳤든, 일단 살아났다. 그러나 현실을 돌이켜보면 나라는 퇴출됐고, 중앙은 다시 위기에 처해있다. 이 속에서 세금만 축났고, 재원이 부족한 정부는 국회를 통한 공적자금 추가조성을 미룬채, 해외에서 빌린 응급자금(브릿지론)으로 때우기도 했다. 부실기업 처리도 마찬가지. 지난해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을때 주채권은행을 제외한 상당수 자금담당자들은 쌍용양회의 동반 워크아웃을 주장했다. 정부의 묵인아래 쌍용양회는 고스란이 워크아웃 대상서 빠졌고, 1년뒤 현 자금시장 위기의 단초중 남아있다. ◇정부의 「자기부정」이 필요= 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과감한 「자기부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설픈 유동성공급으로 시장불안 상황을 모면하는 구태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수 없다는 지적이다. 당장의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한국종금 처리방식과 같은 대증요법을 되풀이할 경우 위기는 언제든 재연한다. 정공법이 필요한 이유다. 시장참여자를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금융기관 참여자들은 더이상 정책당국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시장의 판단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그나마 정부정책에 순응하고 있을 뿐이다. /김영기기자 YGKIM@SED.CO.KR [돈이 안돈다] 5.끝 ち餉낱~ 유혹 떨치고 원칙 고수를 은행·보험 강제동원등 구태론 불신만 키워 금융정책은 선택의 딜레마다. 정책 당국자들은 요동치는 시장상황 속에서 곧잘 시장현실과 구조조정의 원칙 사이에서 고민한다. 당국자치고 원칙을 표표히 유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지만, 시장안정을 위해 가끔 원칙을 깨트리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시장이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정부는 이를 시장의 「묵시적 동의」로 믿게 되며, 원칙은 무너져 간다. 시간이 지나면 금융시장의 신뢰는 자연스레 무너져 간다. 현재의 금융정책이 이렇다. ◇불신의 싹은 정부의 수직적 사고로부터= 정부 당국자들의 정책툴(도구)은 지극히 제한돼 있다. 위기일수록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이속에서 당국자들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게 바로 일관성(원칙)이다. 최악의 상황이라도 원칙을 유지하면, 정책을 대하는 시장의 믿음은 지켜진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은 10조원의 채권형펀드를 구성키 위해 은행·보험의 자금담당자들을 소집했다. 금감원은 여기에 참여할 수 없는 금융기관들은 사유서를 제출하라며 사실상 강제동원령을 내렸다. 정부의 「노력봉사령」에 금융기관들은 따랐지만, 회의장을 떠나는 자금 담당자들은 불만이 가득했다. 그들은 『정부가 언제나 금융기관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차 채권안정기금을 만들때도 그랬듯, 정부는 일선 금융기관을 마치 하수인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대우 담보CP 80% 보장방침은 정부의 이런 사고의 틀에서 연유한다는게 투신사들의 판단이다. 정부가 일선 금융기관을 시장의 대등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면, 이같은 정책은 나올 수 없다는 주장이다. ◇끝없는 땜질, 근원해결은 언제= 정부 당국자들은 위기 대책마련때 십중팔구 「은행의 팔목꺾기」를 거론한다. 최근 종금사 대책을 마련하기 전날 정부 당국자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은행을 이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조원 펀드도 결국 부담의 주체선정은 은행과 능력있는 보험에 대한 강제할당으로 결론지어졌다. 한 시중은행장은 『채안기금이근, 채권펀드든 따르겠다. 문제는 신용이 바쁜 회사채를 매입한후 부실채권이 됐을때 정부가 책임질 자신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또다시 강제동원령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금융기관들은 정부의 계속된 땜질에 지쳐가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통합도 마찬가지. 이용근(李容根)금감위원장은 『해당은행이나 노조 반발이 있으면 강제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사회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금융전문가들은 정부가 이제와 이같은 발언을 내놓는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다. 언제는 반발이 예상되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이는 결국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 퇴색으로 다가왔고, 또한번의 정책신뢰상실로 이어졌다. ◇자신감 결여된 정책= 한 기업을 죽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자칫 시장에 긁어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 또다른 정책 딜레마다. 현 경제팀은 일단 어려움에 처한 기업(금융기관)을 살리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가 부실기업(금융기관)을 우량기업으로 재탄생시킬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표적 예가 종금사. 대한·나라·중앙종금 등은 모두 1차 구조조정 당시 회생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던 곳들이다. 이들은 어떤 과정을 거쳤든, 일단 살아났다. 그러나 현실을 돌이켜보면 나라는 퇴출됐고, 중앙은 다시 위기에 처해있다. 이 속에서 세금만 축났고, 재원이 부족한 정부는 국회를 통한 공적자금 추가조성을 미룬채, 해외에서 빌린 응급자금(브릿지론)으로 때우기도 했다. 부실기업 처리도 마찬가지. 지난해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을때 주채권은행을 제외한 상당수 자금담당자들은 쌍용양회의 동반 워크아웃을 주장했다. 정부의 묵인아래 쌍용양회는 고스란이 워크아웃 대상서 빠졌고, 1년뒤 현 자금시장 위기의 단초중 남아있다. ◇정부의 「자기부정」이 필요= 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과감한 「자기부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설픈 유동성공급으로 시장불안 상황을 모면하는 구태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수 없다는 지적이다. 당장의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한국종금 처리방식과 같은 대증요법을 되풀이할 경우 위기는 언제든 재연한다. 정공법이 필요한 이유다. 시장참여자를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금융기관 참여자들은 더이상 정책당국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시장의 판단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그나마 정부정책에 순응하고 있을 뿐이다. /김영기기자 YGKIM@SED.CO.KR [돈이 안돈다] 5.끝 ち餉낱~ 유혹 떨치고 원칙 고수를 은행·보험 강제동원등 구태론 불신만 키워 금융정책은 선택의 딜레마다. 정책 당국자들은 요동치는 시장상황 속에서 곧잘 시장현실과 구조조정의 원칙 사이에서 고민한다. 당국자치고 원칙을 표표히 유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지만, 시장안정을 위해 가끔 원칙을 깨트리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시장이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정부는 이를 시장의 「묵시적 동의」로 믿게 되며, 원칙은 무너져 간다. 시간이 지나면 금융시장의 신뢰는 자연스레 무너져 간다. 현재의 금융정책이 이렇다. ◇불신의 싹은 정부의 수직적 사고로부터= 정부 당국자들의 정책툴(도구)은 지극히 제한돼 있다. 위기일수록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이속에서 당국자들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게 바로 일관성(원칙)이다. 최악의 상황이라도 원칙을 유지하면, 정책을 대하는 시장의 믿음은 지켜진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은 10조원의 채권형펀드를 구성키 위해 은행·보험의 자금담당자들을 소집했다. 금감원은 여기에 참여할 수 없는 금융기관들은 사유서를 제출하라며 사실상 강제동원령을 내렸다. 정부의 「노력봉사령」에 금융기관들은 따랐지만, 회의장을 떠나는 자금 담당자들은 불만이 가득했다. 그들은 『정부가 언제나 금융기관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차 채권안정기금을 만들때도 그랬듯, 정부는 일선 금융기관을 마치 하수인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대우 담보CP 80% 보장방침은 정부의 이런 사고의 틀에서 연유한다는게 투신사들의 판단이다. 정부가 일선 금융기관을 시장의 대등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면, 이같은 정책은 나올 수 없다는 주장이다. ◇끝없는 땜질, 근원해결은 언제= 정부 당국자들은 위기 대책마련때 십중팔구 「은행의 팔목꺾기」를 거론한다. 최근 종금사 대책을 마련하기 전날 정부 당국자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은행을 이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조원 펀드도 결국 부담의 주체선정은 은행과 능력있는 보험에 대한 강제할당으로 결론지어졌다. 한 시중은행장은 『채안기금이근, 채권펀드든 따르겠다. 문제는 신용이 바쁜 회사채를 매입한후 부실채권이 됐을때 정부가 책임질 자신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또다시 강제동원령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금융기관들은 정부의 계속된 땜질에 지쳐가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통합도 마찬가지. 이용근(李容根)금감위원장은 『해당은행이나 노조 반발이 있으면 강제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사회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금융전문가들은 정부가 이제와 이같은 발언을 내놓는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다. 언제는 반발이 예상되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이는 결국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 퇴색으로 다가왔고, 또한번의 정책신뢰상실로 이어졌다. ◇자신감 결여된 정책= 한 기업을 죽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자칫 시장에 긁어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 또다른 정책 딜레마다. 현 경제팀은 일단 어려움에 처한 기업(금융기관)을 살리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가 부실기업(금융기관)을 우량기업으로 재탄생시킬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표적 예가 종금사. 대한·나라·중앙종금 등은 모두 1차 구조조정 당시 회생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던 곳들이다. 이들은 어떤 과정을 거쳤든, 일단 살아났다. 그러나 현실을 돌이켜보면 나라는 퇴출됐고, 중앙은 다시 위기에 처해있다. 이 속에서 세금만 축났고, 재원이 부족한 정부는 국회를 통한 공적자금 추가조성을 미룬채, 해외에서 빌린 응급자금(브릿지론)으로 때우기도 했다. 부실기업 처리도 마찬가지. 지난해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을때 주채권은행을 제외한 상당수 자금담당자들은 쌍용양회의 동반 워크아웃을 주장했다. 정부의 묵인아래 쌍용양회는 고스란이 워크아웃 대상서 빠졌고, 1년뒤 현 자금시장 위기의 단초중 남아있다. ◇정부의 「자기부정」이 필요= 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과감한 「자기부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설픈 유동성공급으로 시장불안 상황을 모면하는 구태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수 없다는 지적이다. 당장의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한국종금 처리방식과 같은 대증요법을 되풀이할 경우 위기는 언제든 재연한다. 정공법이 필요한 이유다. 시장참여자를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금융기관 참여자들은 더이상 정책당국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시장의 판단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그나마 정부정책에 순응하고 있을 뿐이다. /김영기기자 YGKIM@SED.CO.KR [돈이 안돈다] 5.끝 ち餉낱~ 유혹 떨치고 원칙 고수를 은행·보험 강제동원등 구태론 불신만 키워 금융정책은 선택의 딜레마다. 정책 당국자들은 요동치는 시장상황 속에서 곧잘 시장현실과 구조조정의 원칙 사이에서 고민한다. 당국자치고 원칙을 표표히 유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지만, 시장안정을 위해 가끔 원칙을 깨트리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시장이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정부는 이를 시장의 「묵시적 동의」로 믿게 되며, 원칙은 무너져 간다. 시간이 지나면 금융시장의 신뢰는 자연스레 무너져 간다. 현재의 금융정책이 이렇다. ◇불신의 싹은 정부의 수직적 사고로부터= 정부 당국자들의 정책툴(도구)은 지극히 제한돼 있다. 위기일수록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이속에서 당국자들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게 바로 일관성(원칙)이다. 최악의 상황이라도 원칙을 유지하면, 정책을 대하는 시장의 믿음은 지켜진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은 10조원의 채권형펀드를 구성키 위해 은행·보험의 자금담당자들을 소집했다. 금감원은 여기에 참여할 수 없는 금융기관들은 사유서를 제출하라며 사실상 강제동원령을 내렸다. 정부의 「노력봉사령」에 금융기관들은 따랐지만, 회의장을 떠나는 자금 담당자들은 불만이 가득했다. 그들은 『정부가 언제나 금융기관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차 채권안정기금을 만들때도 그랬듯, 정부는 일선 금융기관을 마치 하수인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대우 담보CP 80% 보장방침은 정부의 이런 사고의 틀에서 연유한다는게 투신사들의 판단이다. 정부가 일선 금융기관을 시장의 대등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면, 이같은 정책은 나올 수 없다는 주장이다. ◇끝없는 땜질, 근원해결은 언제= 정부 당국자들은 위기 대책마련때 십중팔구 「은행의 팔목꺾기」를 거론한다. 최근 종금사 대책을 마련하기 전날 정부 당국자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은행을 이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조원 펀드도 결국 부담의 주체선정은 은행과 능력있는 보험에 대한 강제할당으로 결론지어졌다. 한 시중은행장은 『채안기금이근, 채권펀드든 따르겠다. 문제는 신용이 바쁜 회사채를 매입한후 부실채권이 됐을때 정부가 책임질 자신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또다시 강제동원령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금융기관들은 정부의 계속된 땜질에 지쳐가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통합도 마찬가지. 이용근(李容根)금감위원장은 『해당은행이나 노조 반발이 있으면 강제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사회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금융전문가들은 정부가 이제와 이같은 발언을 내놓는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다. 언제는 반발이 예상되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이는 결국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 퇴색으로 다가왔고, 또한번의 정책신뢰상실로 이어졌다. ◇자신감 결여된 정책= 한 기업을 죽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자칫 시장에 긁어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 또다른 정책 딜레마다. 현 경제팀은 일단 어려움에 처한 기업(금융기관)을 살리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가 부실기업(금융기관)을 우량기업으로 재탄생시킬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표적 예가 종금사. 대한·나라·중앙종금 등은 모두 1차 구조조정 당시 회생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던 곳들이다. 이들은 어떤 과정을 거쳤든, 일단 살아났다. 그러나 현실을 돌이켜보면 나라는 퇴출됐고, 중앙은 다시 위기에 처해있다. 이 속에서 세금만 축났고, 재원이 부족한 정부는 국회를 통한 공적자금 추가조성을 미룬채, 해외에서 빌린 응급자금(브릿지론)으로 때우기도 했다. 부실기업 처리도 마찬가지. 지난해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을때 주채권은행을 제외한 상당수 자금담당자들은 쌍용양회의 동반 워크아웃을 주장했다. 정부의 묵인아래 쌍용양회는 고스란이 워크아웃 대상서 빠졌고, 1년뒤 현 자금시장 위기의 단초중 남아있다. ◇정부의 「자기부정」이 필요= 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과감한 「자기부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설픈 유동성공급으로 시장불안 상황을 모면하는 구태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수 없다는 지적이다. 당장의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한국종금 처리방식과 같은 대증요법을 되풀이할 경우 위기는 언제든 재연한다. 정공법이 필요한 이유다. 시장참여자를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금융기관 참여자들은 더이상 정책당국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시장의 판단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그나마 정부정책에 순응하고 있을 뿐이다. /김영기기자 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7/10 15:3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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