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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원高도 벅찬데 엔低까지… 걱정 태산"

원화 강세와 함께 엔화 약세가 동반 진행되면서 현대차그룹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일본차와 경쟁해야 하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엔저로 느긋한 일본차 때문에 가격 정책에 대한 선택의 폭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수시장에서 일본차의 공략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13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반면 엔·달러 환율은 지속적인 상승세여서 '이중고'를 당하고 있다"면서 "우리와는 달리 엔·달러 환율 강세로 일본차 업체들은 미국시장에서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엔·달러도 원·달러와 마찬가지로 약세를 띠었다면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일본업체가 미국에서 차값을 올릴 수 밖에 없고 현대·기아차도 뒤따라 자연스럽게 차값을 올릴 수 있지만 현 상황은 현대·기아차만 원가상승 압박이 거세다는 설명이다. 지난 10일 국내 외환시장 종가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967.80원으로 올 들어서만 벌써 4.3%가 떨어졌지만 엔·달러 환율은 117.98엔으로 작년 말(117.93엔)과 비슷하며 2004년말과 비교하면 14% 이상 상승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점차 견뎌낼 수 있는 한계치를 향해 하락하고 있지만 일본차 가격이 요지부동인데 추격하는 입장인 우리만 차값을 올렸다가는 상당한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어 이도 저도 못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엔화 약세는 국내에 수입되는 일본차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가져온다. 실제 혼다코리아는 어코다와 CR-V 등 전 차종에 대해 올해 특별소비세 인하조치가 환원되면서 차값 인상요인이 발생했음에도 환원 이전 가격으로 팔고 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엔화 약세로 자금 흐름에 여유가 생겨 올라간 특소세를 부가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사실상의 가격 인하 정책"이라고 말했다. 렉서스를 판매하는 도요타코리아는 도요타 본사와의 자금 결제를 현재 원화로 하기 때문에 엔화 약세에 따른 영향은 없다. 하지만 도요타 본사는 원화 결제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에 점유율 확대를 위해 도요타코리아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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