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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7일만에 대거 ‘팔자’ 전환, 차익실현? 추세반전?

“일시적인 차익 실현이냐, 아니면 추세 전환이냐.” 외국인들이 15일 17일만에 대규모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향후 매매 패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매도세로 돌아섰을 경우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진 주식시장이 곧 안정을 되찾을 수 있겠지만 추세를 전환할 경우 추가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날 2,400여억원어치나 순매도해 지난 1월 9일(3,367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매도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수 상승을 이끌어 온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 매도하며 낙폭을 키워 투자자들에게 추가하락 우려를 증폭시켰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의 이날 매도세에 대해 그동안 순매수를 지속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며 차익실현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기에 추석 연휴 기간동안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크게 빠진 데다 잇따라 발표된 경기 지표도 예상치를 밑돈 것이 매도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당분간 숨고르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740~750선까지 조정을 받은 수 있겠지만 이후 재상승을 시도할 것이란 예상이다. 향후 변수로는 기업들의 3ㆍ4분기 추정실적을 꼽았다. ◇외국인 매도공세가 지수하락 이끌어=추석 연휴 후 열린 이날 증시는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을 실감케 한 하루였다.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기관이 1,700여억원어치나 순매수하고 개인도 39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의 매도공세로 지수는 13.85포인트(1.80%)나 떨어진 753.61포인트로 마감하며 750선을 위협 받게 됐다. 외국인은 지난 8월19일부터 연일 매수에 나서 지난 9일까지 모두 2조7,51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으며 9월 들어서만도 1조3,10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 날의 갑작스런 매도전환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외국인이 지난 주말 타이완 시장에서도 23일만에 매도로 전환해 381억원 어치를 매도해 “아시아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매도 전환에 대해 매매 패턴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 전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은 데 따른 주가 동조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자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차익매물을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뮤추얼펀드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데다 이날 코스닥에서 소폭이긴 하지만 매수 우위를 보인 데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의 주식형 뮤추얼펀드의 경우 지난 10일까지 6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향후 증시의 방향타 될 듯= 이날 지수 급락은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집중매도한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이날 ABN증권 등 외국계 창구로 대규모 매도 주문이 나오며 2만4,500원(5.30%) 떨어진 43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 공세에 힘입어 연일 주가가 연중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이날의 매도 전환에 대해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에 인텔, 마이크론, TSMC 등 대표적인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의 주가가 빠진 것과 같은 흐름에서 봐야 한다”면서도 “최근 들어 IT 수요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세계 IT 수요가 한계에 이를 경우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렇게 될 경우 증시 전체로 파급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태우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이후 지수는 기간조정의 흐름을 보이겠지만 삼성전자의 주가 방향성에 맞춰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관심, 3분기 기업 실적으로 옮아갈 듯=종합주가지수가 단기적인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앞으로 발표될 미국 및 국내 기업의 3ㆍ4분기 추정실적에 따라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외국인의 매도세 지속 여부를 지켜봐야 되겠지만 시장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단기적으로 750까지는 조정을 거칠 수 있으며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740선까지 조정을 보일 수 있다”며 “숨고르기를 거친 뒤 조만간 기업들의 3분기 추정실적이 나오는데 맞 춰 경기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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