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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단비'에도 전망은 "글쎄"
입력2001-08-26 00:00:00
수정
2001.08.26 00:00:00
굿 프라이데이(Good Friday).휴가시즌을 끝내고 돌아온 투자자들이 지난 24일 뉴욕 증시를 벌겋게 달궜다. 그렇지만 이날 증시 폭등을 계기로 주가가 바닥을 쳤다거나 새로운 랠리가 시작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3분기 기업 수익이 좋아질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2분기에 미국 경제가 제로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월가에서는 나스닥이 1,800 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오는 29일 발표되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나온 후에 주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 GDP가 0%에 근접할 것이며,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마이너스로 떨어질 경우 심리적 패닉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시스코 시스템으로 인한 지난 주말의 폭등세는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내내 하락기조를 유지하다가 금요일 하루의 폭등으로, 나스닥 지수는 2.7%, 다우지수는 1.9% 상승, 이전의 하락세에서 일단 방향을 전환했다.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200 포인트(1.9%)에 근접하게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73 포인트(4.0%) 폭등, 1,900 포인트를 회복했다.
나스닥은 6주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시 폭등은 투자자들이 얼마나 경기 회복에 대한 뉴스를 갈망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역으로 또 다른 주가 하락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뉴욕주가를 급상승시킨 요인은 시스코시스템스의 코멘트와 부동산 시장 호전에 관한 뉴스등 두가지다.
미국최대 컴퓨터 네트워킹 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는 8월 이후 주문이 기대했던 만큼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두어달 동안 기업 수익에 관한한 나쁜 뉴스에 익숙해 있던 투자자들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얘기에 일제히 '사자'로 돌아선 것이다. 아울러 7월 신규주택 판매량이 전월대비 4.9% 상승, 미국인들의 소비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2분기 GDP가 관건
2분기 GDP는 지난달말에 0.7% 상승한 것으로 추정치가 발표됐지만, 그동안 GDP 산정에 필요한 추가 자료가 집계됨으로써 수정치가 나오게 되는데, 6월 무역 적자가 확대되고, 산업 재고가 늘어났기 때문에 0%에 가깝게 수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증권은 마이너스 0.1%로 예측했고, 메릴린치 증권은 0%로 예측했다. 대다수 투자기관들은 마이너스를 피해 0.1%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이 2분기에 제로 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미국마저 제로 성장을 기록할 경우 일본과 함께 세계 경제의 3대축이 지난 2분기에 성장이 멈춘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문제는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올 때의 경우다. 0%와 마이너스 0.1%의 수치상 간극은 좁지만, 투자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의 골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부동산 경기가 미국 경제를 지탱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도 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내구재 주문량은 0.6% 하락함으로써 6월의 2.6% 하락에 이어 연속 하락세를 이어나갔다. 소비부문의 강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제조업 부문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주에는 27일 기존주택 판매(7월), 28일 소비자신뢰지수(8월), 30일 개인소득(7월), 31일 공장주문(7월)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3분기 경기 회복의 증거가 보이기를 목말라 하는 투자자들에겐 이들 지표가 투자 방향에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중론
시스코 시스템스라는 한 회사의 중립적인 코멘트에 주가가 폭등할 정도로, 뉴욕 증시는 올들어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지나칠 정도로 민감해 있다.
낙관론자들은 IT 산업의 대표주자인 시스코가 3분기에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에서 이제부터 기술주를 살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나스닥이 2주째 하락하면서 바닥을 칠 때도 됐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라도 반등 여력이 있다는 것.
그러나 올들어 주가 폭등이 있으면, 그 다음에 폭락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주말의 폭등은 침체기의 상승, 즉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지난주말 단발성 실적 호전의 소식이 지속되지 않고, 부정적 뉴스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발자국 소리에 놀란 사람처럼 시스코 시스템의 말 한마디에 주식시장이 폭등하는 것은 또다른 소리에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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