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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추석 앞두고 식탁물가 들썩

돼지고기·쇠고기값 상승

멸치도 어획량 확 줄면서 45% 껑충… 물량 확보 비상

폭염에 잎채소도 큰폭 올라


38년 만의 이른 추석을 앞두고 식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돼지고기, 쇠고기 등 육류 가격이 전년 대비 공급량 감소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요즘 일반 가정요리용은 물론 추석 대목에 선물로도 많이 유통되는 멸치 가격도 어획량 감소 및 금어기 연장 등의 영향으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최근 불안정한 여름 날씨 탓에 잎채소 수확 및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식탁 물가에 빨간 불이 켜졌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은 22일 기준 100g당 2,184원으로 전년 대비 15.6% 올랐다. 안전행정부가 내놓은 6월 물가기준으로도 서울 지역 삼겹살의 100g당 가격은 2,333원으로 28.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올 초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닭, 오리의 대체재로 돼지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데다 지난해부터 산지에서 진행된 축산 농가의 사육두수 조정에 따른 영향으로 유통 물량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때문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산지 직접 공수를 통해 삼겹살 등의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가격 부담을 느낀 소비자는 벌써 국내산 대신 수입산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고석진 홈플러스 정육 담당 바이어는 "이달 들어 돼지고기 삼겹살 및 목심 카테고리에서 수입산의 매출 비중이 33.8%까지 치솟았다"며 "수입산 비중이 지난 1월 4.7%에서 시작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우 역시 마찬가지다. aT 집계에 따르면 한우 1등급 기준 등심(1㎏) 가격은 6,393원으로 전년 대비 7.2%, 불고기(100g)와 갈비(100g)는 각각 11.7%, 6.9% 상승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7월에는 국산 쇠고기와 수입산 쇠고기의 매출 비중이 68.8대 31.2였으나 이달 들어서 58.2대41.8로 수입산 매출비중이 높아졌다. 소비자가 한우 등 국내산 쇠고기에 대해 느끼는 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축산물 중에서는 우유 가격이 9.2%, 계란이 10.3% 올라 AI로 수요가 감소한 닭고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이처럼 축산물이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바다에서는 멸치가 식탁 물가를 위협하는 복병으로 떠올랐다. 해양수산부 어업생산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멸치 어획량은 6만1,480톤으로 2011년(8만5,490톤), 2012년(7만7,531톤), 2013년(6만2,298톤)에 이어 4년 연속 하락했다. 정부가 멸치 어종 보호를 위해 올해 서해안 금어기 강화 조치까지 내렸으나 불법 조업 등으로 어획량이 더 줄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도율 롯데마트 건해산물 MD는 "유통업계에 멸치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며 "추석 선물용 상품까지 확보해야 해기 때문에 대형 선단과 선계약을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말린 대멸치(1.5㎏, 상품) 가격은 이달 들어 9,025원까지 기록, 전년 대비 45.8%나 상승했다. 중품 역시 같은 기간 20.3%가 올랐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달 폭염으로 잎채소 가격이 갑자기 급등하면서 소비자가 혼란을 겪고 있다"며 "과일의 경우 아직까지 가격을 예단하긴 이르지만 추석을 앞두고 지난해엔 없었던 태풍이라도 불어닥친다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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