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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흥행몰이 이대로 사그라지나

150억원 투자불구 "줄거리·감동 허약" 평가 속 <br>'킹콩' · '왕의 남자' 경쟁작 돌풍에 관객동원 주춤



'태풍' 흥행몰이 이대로 사그라지나 150억원 투자불구 "줄거리·감동 허약" 평가 속 '킹콩' · '왕의 남자' 경쟁작 돌풍에 관객동원 주춤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지난 연말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으로 손꼽히던 ‘태풍’의 흥행기세가 심상찮다. 150억원이라는 한국영화 사상 최고 제작비를 들여 지난달 14일 전국 530개 스크린에서 일제히 포문을 연 영화 ‘태풍’이 예상을 훨씬 밑도는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다. 2일 ‘태풍’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1일까지 전국 관객 385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태풍’의 경쟁작인 ‘킹콩’이 지난 31일까지 전국 293만명을 불러 들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는 아니다. 충무로에서 흔히 말하는 이른바 ‘대박’의 기준이 전국 300만인 점을 감안해도 흥행에 참패했다고 볼 수만은 없다. 그러나 당초 CJ를 비롯한 극장가에서 ‘태풍’에 기대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흥행 실패에 다름 아니다. 제작비 150억원을 들인 이 영화는 개봉 당시 국내에서 600만 이상의 관객을 불러 들여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CJ 측으로서는 비디오, DVD 등 부가판권과 일본 등 해외시장 수익을 모두 포함한다고 해도 전국 400만 관객은 넘겨야 손해를 면할 수 있었다. 전국 385만명의 관객이 든 상황에서 지금으로선 손익분기점 자체는 넘긴 상황. 하지만 한 해 라인업 가운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대박 흥행을 기대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 특성상 그저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좋아할 수는 없다. ‘태풍’이 모은 전국 400여만명의 관객은 분명 손해는 면한 숫자지만 성공적인 흥행성적과는 사실상 거리가 멀다. ‘태풍’이 흥행에 어려움을 겪게 된 큰 원인은 역시 막강한 경쟁작들과 맞붙었기 때문이다. ‘태풍’과 한 날 한 시에 개봉한 ‘킹콩’은 ‘태풍’보단 관객이 덜 들긴 했지만 3시간이라는 긴 상영시간과 극장가에서 CJ와 해외 직배사와의 배급력 우위, 블록버스터라는 엇비슷한 장르 속성을 따져 봤을 때 분명 ‘태풍’의 상당수 잠재 관객을 가져갔다고 볼 수 있다. ‘킹콩’과 함께 연말연초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왕의 남자’ 역시 ‘태풍’의 강적. ‘왕의 남자’는 ‘태풍’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전국 255개 스크린을 잡았지만 관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지난 31일 전국 304개 스크린으로 확대됐다. 개봉 첫 주말 전국 관객은 112만명. 예상을 웃도는 성적이다. 영화의 기본인 스토리 라인의 허약함은 투자배급사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 “감독이 기대했던 것보다 관객들이 느끼는 드라마의 감동이 약했다”는 영화관 관계자의 말처럼 관객들은 영화 자체에서 큰 만족도를 느끼지 못했다. 첫 주 180만을 넘긴 영화가 매 주말을 넘길 때마다 관객수가 반 토막 나는 것은 관객들의 입 소문이 좋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CJ측이 반드시 큰 수익을 냈어야 하는 작품인데 예상보다 흥행 성적이 밑돌아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태풍의 흥행실패가 향후 영화 투자 위축으로는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영화 투자배급 1위를 자부하는 CJ로서는 1년에 적어도 1~2편의 블록버스터를 꾸준히 선보여야 지금의 영향력과 극장 지배력을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CJ가 야심차게 밀고 있는 해외시장 개척 역시 블록버스터 작품을 앞세워야만 하는 상황이다. 어차피 100억원이 넘게 투입된 작품에서 국내 수익만으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CJ 측은 “A급 배우와 감독을 내세운 액션, 드라마 영화가 해외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국내에서 큰 수익을 내면 여유있게 가져갈 수 있지만 해외시장을 포함한 국내 자체 손익분기점만 넘길 수 있으면 ‘태풍’ 류의 블록버스터는 메이저 투자배급사로서 꾸준히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6/01/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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