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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무역의 날] 불황에도 실적 승승장구… 한국 수출 사상 첫 '세계 9위'


한국무역협회 임직원들이 무역의 날을 앞두고 지난 27일 수출 세계 10강 진입을 축하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국제 교역량이 줄어든 가운데 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를 딛고 한국 기업들이 선전한 결과다. 무역흑자도 400억달러를 넘겨 사상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는 30일 제46회 무역의 날 기념식을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 사공일 무역협회장을 비롯한 무역업계 대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등 정부 및 유관기관 관계자,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경제단체 대표 등 1,200여명이 참석해 수출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한국 수출이 세계 교역량이 급감하는 위기에 잘 대응해 처음으로 10위권 내인 9위에 오른 것을 기념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전망이다. 교역량 급감 불구 무역흑자 400억弗 넘겨 사상 최대
휴대폰·반도체·LCD 약진 돋보여… 車·조선등도 선전
실제 한국 수출은 지난 1월~10월까지 총 2,940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에 비해 19.7% 감소했고 연말까지는 3,620억달러를 달성해 지난해 대비 14.2% 감소한 규모로 막아낼 것으로 무역협회는 전망했다. 올해 세계 교역량이 금액 기준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수출업계가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결과 지난해 12위에 머물렀던 한국의 수출 순위가 올 연말 중국ㆍ독일ㆍ미국ㆍ일본ㆍ프랑스ㆍ네덜란드ㆍ이탈리아ㆍ벨기에 등에 이어 9위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종전 최고 순위는 1985년의 10위였다. 올해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을 제치게 되는 셈이다. 사공일 무역협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한국 수출업계가 진가를 발휘했다"면서 "정부가 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보호무역주의 배격을 주도하는 등 국제공조에 힘쓴 것도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무역수지는 올해 10월까지 338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연말에는 400억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기록은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390억달러 흑자였다. 이경태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은 "무역 규모가 줄어들면서 발생한 흑자인 만큼 가치판단은 서로 다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무역 흑자가 극심한 외환시장 불균형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 것만은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주요 수출 품목의 세계 시장 위상을 보면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 액정디스플레이(LCD) 등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약진했고, 자동차ㆍ석유화학ㆍ조선 등도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D램 세계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9.6%에서 올해 2ㆍ4분기 61%로 확대돼 부동의 1위를 지켰고, LCD 또한 올해 2ㆍ4분기 세계 시장의 55.4%를 점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포인트를 확대했다. 자동차 부문에서도 현대ㆍ기아의 북미시장 점유율이 지난 8월 8%까지 올라갔다. 이러한 결과 조선과 반도체, LCD, 평판TV는 세계 1위, 휴대폰은 2위, 자동차는 4위의 위상을 갖게 됐다. 수출 상위 품목 순위의 경우 경제위기로 인한 대외 무역 환경 변화에 따라 품목 간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올해 다소 부진한 조선업종이 지난 2~3년간 확보한 수주량을 바탕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출 순위 1위(총 수출 중 12.9%)를 지켰고, 올해 약진한 무선통신기기(8.9%), 반도체(8.2%), 디스플레이(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자동차는 세계 수요 급감에 따라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내려선 5위를 기록했고, 석유제품은 가격 하락에 따라 지난해 2위에서 6위로 크게 밀렸다. 사공 회장은 올해 무역을 평가하면서 "1억 달러 수출을 기념해 무역의 날이 제정된 46년 전, 오징어ㆍ텅스텐ㆍ무연탄ㆍ생사ㆍ철광석 등이 5대 주요 수출 품목이었다"면서 "4,000억달러 수출을 바라보니 천지개벽한 것과 마찬가지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역 확대를 통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4만 달러 시대 진입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사람이 사는 방식과 산업구조가 바뀐 만큼 무역협회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역할을 찾아 수출업계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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