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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소비행태 바뀌나…시장 영향 주목

내년 소주·위스키값 오르고 맥주값 내릴 전망

내년부터 소주와 위스키값이 크게 오르고 맥주값은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류 소비패턴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물론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서민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정부의 소주값 인상안에 신중접근 방침을 밝힌 데다 소주업체들의 반발과 소비자들의 조세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국회의 관련세법 논의 과정에서 정부의 주세율 개정 방침에 수정이가해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일단 정부의 `고도주 고세율, 저도주 저세율' 원칙이 큰 가감없이 관철된다는 가정아래 벌써부터 술 소비추세의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명암이 엇갈리게 된 주류업계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다. ◇ 술 소비 변화하나 = 지난해말 기준으로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7조5천6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맥주가 3조5천억원으로 46.3%를 점유하고 있으며 소주는 2조5천억원으로 33.1%를 차지하고 있다. 즉 이들 두 주종이 전체의 80% 가량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맥주와 소주가 얼마나 대중적인 술인 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밖에 위스키 등 이른바 `양주'가 1조1천600억원으로 15.3%, 와인과 전통주 등기타 주종이 4천억원으로 5.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이 실행될 경우 소주는 병입 360㎖ 용량 기준으로 내년부터1천원에서 1천100∼1천200원으로 오르는 반면 맥주는 내년과 후년 순차적으로 값이떨어져 500㎖ 용량에 1천400원 가량에서 1천200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여 소주 소비는 줄고 맥주 소비는 늘어나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의 경우 소비자가격은 100∼200원 오르겠지만 이 경우 음식점 등에서는 3천원에 팔던 소주를 4천원에 파는 현상 등이 나타나 소비자들의 가격인상 체감도가 훨씬 커질 수있다"며 "당연히 판매 부진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주, 맥주 공히 먹거리와 `궁합'을 맞춰 소비하는 주류라는 점에서 소비증감폭이 크지 않을 수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또 위스키의 경우는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위스키인 500㎖ 용량의 12년산 임페리얼의 소비자가격이 2만5천원에서 내년부터 2만8천∼2만9천원 선으로 오르는 등경기회복 지연과 맞물려 소비 감소세가 더 커질 수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위스키업체 관계자는 "보통 유흥업소에서는 12년산 임페리얼을 15만∼20만원에 내놓고 있지만 앞으로는 최소 2만∼3만원 정도 더 높은 가격표를 붙일 수 있을것"이라며 "판매 부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렇게 볼 때 맥주 소비는 늘어나는 반면 소주와 위스키는 소비가 줄어들고 이 틈바구니에서 저가 와인 등은 소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전망하고 있다. ◇ 주류업계 희비 갈려 = 당연히 맥주업체들은 표정 관리에 들어가는 등 느긋한 반면 지방소주사들을 중심으로 소주업체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하이트맥주와 `하나'가 된 진로의 경우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만이 적지만 지방소주사들은 `하이트+진로'의 유통망 확장과 맞물려 이번 가격인상이 최대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 정부안을 격하게 성토하고 있다. 한 지방소주사 관계자는 "서민의 술인 소주값이 이렇게 많이 올리면 소비자 불만과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위스키의 세 부담을 늘리면서 왜 소주를 함께 끼워넣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방소주사들은 주류공업협회를 통해 현행 주세율 유지 등을 골자로하는 의견서를 마련, 재경부와 국회 등 관계당국에 제출키로 하는 등 전방위 로비에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 소주 세 부담 적정한가 = 소주(출고가격 병당 376원)에 붙는 세금은 주세와교육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내년에 521원으로 현재의 424원보다 97원 올라간다. 이 경우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볼 때 42% 가량이던 세 부담 비율이 내년부터적게는 43%에서 많게는 47%까지로 높아지게 된다. 특히 공장출고가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53%인 담세율이 내년부터 58%까지로 늘어난다. 위스키도 12년산 임페리얼의 경우 53%이던 담세율이 내년부터 58%로 높아진다. 이에 반해 같은 기준으로 맥주의 담세율을 계산하면 현재 58%에서 내년에는 55%,후년에는 53%로 떨어진다. 소주업체들은 "위스키야 고가술이므로 차원이 다르지만 서민의 술에 붙는 세금이 이렇게 높아서야 말이 되느냐"는 논리로 정부안을 비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소주 주세율은 지난 1972년 35%로 한차례 오른 뒤 28년동안유지되다가 2000년 72%로 껑충 뛰었던 데 비해 위스키의 경우 1974년 250%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1975년 200%, 1991년 150%, 1994년 120%, 1996년 100%에 이어 2000년에는 소주와 똑같이 72%가 됐다. 또 맥주는 1973년부터 1996년까지 150%로 묶였다가 1997년 130%, 2000년 115%,2001년 100%까지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 90%로 내려간 바 있다. 주세율이 이처럼 조정된 것은 1999년 소주와 위스키에 주세율을 차등 적용하는우리 정부의 정책이 `내국인 우대'에 해당되며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규정에도 위반된다는 세계무역기구(WTO) 판정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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