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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정장 은빛 물결
입력2003-05-22 00:00:00
수정
2003.05.22 00:00:00
신경립 기자
여름을 앞두고 남성들 사이에 은빛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수트부터 셔츠, 넥타이에 이르기까지 톤을 달리 한 실버로 고급스러운 통일감을 연출하는 `실버룩`이 시원스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남성 정장의 새로운 연출법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남성복에서도 고급화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가운데, 고급 소재와 은은한 광택으로 직장 남성들이 청량감과 함께 럭셔리한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실버룩이 폭넓은 연령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 여름 남성 정장의 키워드는 `내추럴`과 `고급화`. 더위에서 오는 답답함을 가능한 한 해소할 수 있도록 여름 시즌에는 봄철에 유행했던 클래식하고 세련된 느낌에 자연스러움을 가미, 부드럽게 떨어지는 실루엣을 살리면서도 소재나 디테일에서 고급스러운 정통주의를 느끼게 한다. 자연스러운 어깨선과 몸에 부드럽게 피트되는 영국풍의 스타일이 남성들에게 인기다.
또 땀이 많이 나는 계절임을 감안해 과거 여름시즌 제품들이 기능성 소재에 치중했던 반면, 최근에는 시원스러우면서도 고급성이 돋보이는 모헤어나 뉴질랜드 울, 까실까실하고 통풍이 잘 되는 세번수 실크 소재 등을 사용하고 있다. 셔츠 역시 100수 이상의 고급 면소재가 대거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파스텔 색상보다는 흰색 바탕에 가는 스트라이프나 체크 등의 패턴을 사용한 것이 특징. 일상적인 디자인부터 와이드 칼라 셔츠까지 디자인은 꾸준히 다양화되는 추세다.
색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회색톤의 인기와 함께 실버 색상이 새로운 인기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 부드러운 느낌의 회색 뿐 아니라 다크 그레이부터 라이트 그레이 등 다양한 톤의 회색이 선뵈고 있는 가운데 은은한 광택이 살아 있는 실버가 고품격 정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실크나 울 등 고급 소재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는 광택이 실버 색상 특유의 `맛`을 살려 주면서 남성들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 코디에서도 실버 그레이 수트에 흰색이나 흐린 블루톤의 셔츠, 실크 소재로 광택을 살린 실버 또는 라이트 블루 타이를 매치해 실버 색상의 통일감을 살린 차림이 여름철 인기 스타일로 지목되고 있다.
물론 여름철의 단골 색상인 블루 네이비나 베이지색 수트도 꾸준한 인기를 누릴 전망이다.
패턴으로는 봄철부터 강세를 보인 스트라이프의 인기몰이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영국풍의 클래식한 이미지를 강조한 윈도우 패인이나 헤링본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간격이 넓고 현대적으로 변형된 창문 모양의 윈도우 패턴이나 배열이 보일 듯 말듯한 마이크로 체크 패턴이 밝은 색감의 수트와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스러운 느낌을 한층 살려주고 있는 것. 스트라이프의 경우 줄 간격이 0.5~3cm까지 다양해지고 손으로 가공한 듯한 스티치 스트라이프,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스트라이프가 혼합된 멀티 스트라이프 등 종류가 다양해진 것은 물론, 장식선이 흰색이나 블루 위주에서 최근에는 오렌지와 보라색 등 감각적 색상으로 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후 남성들의 필수 아이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를 끈 사선 무늬 타이는 올 여름에도 강세다. 오렌지와 블루 등 가벼운 느낌을 살린 바탕 색상에 스트라이프나 도트 패턴 스타일 등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실버톤이 섞인 연회색이나 블루 등 광택이 살아 있는 단색 타이도 새로운 유행을 일으키고 있다.
/ 도움말 주신 분=LG패션 마에스트로 고기예 디자인 실장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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