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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저금리와 잃어버린 복리 효과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복리효과는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마술과 같다. 세기의 천재인 아인슈타인도 이를 신기하게 생각했을 정도다. 복리효과란 이자가 이자를 낳는 효과가 시간이 경과되면서 누적되면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1,000만원을 5%로 운용한다고 하자. 50년이 지나면 대략 1억원이 되고 100년이면 13억원이 된다. 200년 운용하면 무려 1,700억원이 된다. 300년이 지나면 얼마가 될까. 대략 22조원이 된다.

우리가 젊을 때부터 연금자산을 꾸준히 축적하는 것도 이런 복리효과를 누리기 위함이다. 필자가 지난 1994년에 개인연금을 매월 10만원씩 자동이체 시켜놓고 그대로 두었더니 20년이 지난 지금 6,000만원이 돼 있다. 원금이 2,400만원이니 무려 3,600만원의 수익이 난 것이다. 그 당시는 채권금리도 높을 때니 오랜 투자기간과 높은 수익률이 결합된 결과다.

주의할 것은 복리효과도 수익률이 낮으면 기간이 오래 경과하더라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위의 예에서 수익률이 0.1%이면 1,000만원을 300년간 운용해도 금액은 1,350만원으로 350만원 불어날 따름이다. 블랙홀에 빠져 멈춰버린 시간처럼 자산증식은 거의 멈춰버린다. 금리가 0.1%일 때 비해 5%일 때는 원리금이 대략 170만배가 된다. 복리는 시간에 수익률이 더해져서 마술적인 효과를 나타내는데 금리가 너무 낮으면 마술적인 실망이 돼버린다. 일본은 복리효과가 사라진 사회다.

1%대의 금리에 접어든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예를 들어 원금이 두 배 되는 자산목표를 세웠다고 하자. 지금처럼 금리가 1.8%이면 원금이 두 배 되는 데 39년이 걸린다. 세금을 공제한 실효수익률은 1.5%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그 기간이 47년으로 늘어난다. 이 수준에서 연금을 오래 둔다고 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복리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도 복리효과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반면에 수익률이 4%일 때는 원금이 두 배 되는 기간이 18년이 돼 1.8%에 비해 21년이나 단축된다. 5% 수익률이면 그 기간이 14년이 돼 25년이 단축된다. 다만 수익률 6%일 때는 12년으로 5%일 때 비해 2년 정도가 단축될 따름이다. 현재 금리에서 수익률이 4~5% 정도로 높아질 때 효과가 크게 난다. 이 정도의 위험 추구는 노후 자산관리나 연금의 장기 자산관리 측면에서도 무리는 아니다.

우리나라 연금자산은 90% 이상이 금리상품으로 돼 있다. 자신의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자산이 어떻게 돼 있나를 한번 살펴보자. 저금리로 복리효과가 사라지고 있는 자산으로 돼 있다면 4~5%대의 수익으로 복리효과를 높일 수 있게끔 만들어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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