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부인인 홍라희 리움 미술관 관장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호놀룰루로 출국했다. 출국장에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과 권우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이 나와 환송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내년 이후 삼성의 새로운 경영 구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하와이 출장에 앞서 내년도 인사를 최종 결재하는 등 올해 공식업무를 모두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장이 귀국 후 '제2의 신경영'을 선포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25주년 취임식에서 "취임 초 삼성이 망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신경영을 선언하며 낡은 관행과 제도를 과감하게 청산했다"며 "우리의 갈 길은 아직도 멀다"고 신경영 당시의 상황과 현재 인식을 설명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실제 올 들어 유럽 등에서 경제 점검을 한 후 "생각보다 상황이 나쁘다"고 평가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위기의식을 드러낸 만큼 귀국 이후 삼성의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올해가 이 회장의 취임 25주년이었던데다 내년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을 선언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상징성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 한 해 삼성전자는 그 어느 때보다 탁월한 영업 성과를 거뒀지만 이와 관계없이 이 회장의 위기 의식도 커졌다"며 "미래 성장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쇼(CES) 출장으로 시작으로 3월 하와이를 찾은 데 이어 5월에는 약 한 달에 걸쳐 유럽 시장을 점검했다. 이후 7월에는 영국으로 날아가 런던올림픽을 참관했으며 9월과 10월에는 일본을 잇따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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