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들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에 집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축하는 식의 전통적인 투자보다는 기존의 사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한 것이다. 이는 불확실한 경제 여건과 유례없는 저금리 기조의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닥협회는 26일 지난해 241개 코스닥 상장법인의 타법인 출자액은 2조1,67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1%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장사들은 타법인 출자의 주된 목적으로 영업 확대와 사업 다각화를 꼽았다. 실제 코스닥 상장사들은 영업 확대를 위해 4,193억원을, 사업 다각화를 위해 5,761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대비 투자액이 6.4% 늘어나는 데 그친 신규 시설 투자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두드러진다. 특히 토지 및 건물 취득 금액은 3,182억원으로 전년 7,634억원에 비해 58%나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부동산이나 설비 확대 투자는 크게 줄이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 확보를 위해서는 투자를 크게 늘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사업 진출에 따른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코스닥 상장사들이 신규 투자보다 M&A를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몇 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인수 자금을 동원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다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의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유욱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여건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하다 보니 기업들이 신규 사업 진출에 따른 부담을 전부 짊어지는 것보다는 이미 시장에 자리를 잡은 기업을 인수해 사업의 영역을 다각화하는 식으로 경영의 방향을 바꾼 듯하다"며 "저금리로 자금 대출이 수월하고 쌓아둔 유보 자금이 넉넉하다는 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총 투자 금액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법인 241개사가 공시한 투자 규모는 총 3조8,739억원으로 전년 3조7,648억원과 비교해 2.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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