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지수(VIX)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시장과 반대방향으로 전개되는 특성 때문에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최근 미국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VIX는 7월 초 저점 10.32에서 8월 초 17.32까지 치솟았다. 한 달여 만에 65%나 급등한 것이다. 이처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유용한 투자대상 중 하나가 VIX와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다. 대표적인 것이 VXX(레버리지 1배)이며 레버리지가 2배인 TVIX, VIX지수의 반대방향에 베팅하는 SVXY(레버리지 -1배) 등도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될 때 이러한 VIX와 관련된 ETF에 투자할 경우 단기에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또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축소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는 상황에서 약세장에 직면했을 때 유용한 헤지수단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VIX의 사촌이라고 할 수 있는 VXX를 투자하는 데 있어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는 추적오차(tracking error)가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에서 VIX가 한 달여 동안 저점 대비 최고 65% 급등했다고 했는데 같은 기간 VXX는 저점에서 최고까지 30.8% 상승에 그쳤다. 레버리지가 2배인 TVIX도 61.1% 상승해 VIX보다 4%포인트 가까이 낮았다.
둘째는 미국증시의 장기상승 국면에서 VXX 투자전략은 단기대응에 국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언젠가는 주가가 하락할 것이고 VIX는 급등할 것이니 적립식으로 사 모아서 변동성이 확대될 때 차익 실현하겠다는 발상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한 투자자의 예를 들어보자. 투자자 A는 미국증시가 언젠가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초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월 말 적립식으로 VXX를 100만원씩 매수했다. 환전수수료와 환율변화·매매수수료·거래세 등을 무시한다면 투자원금은 1,800만원이다. 7월 말 기준으로 상기 투자를 평가해보자. 18개월 동안 VXX 평균매수 단가는 58.20달러이고 7월 말 가격은 31.53달러로 손익률이 -45.8%이다. 즉 1,800만원 투자해서 824만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같은 기간 VIX를 계산하면(월평균 14.58→7월 말 16.95) 16.3% 상승했다는 것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까. VXX가 VIX와 같이 움직였다면 293만원 이익이 났을 것인데 말이다. 원인은 기초자산에 있다. VXX의 기초자산은 VIX가 아니라 VIX선물지수다. 물론 VIX선물지수의 기초자산은 VIX이기는 하지만 주가지수 선물의 경우처럼 차익거래를 통해 베이시스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VIX선물의 베이시스는 크게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VIX선물의 베이시스 확대는 VIX와 VXX의 추적오차가 클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VIX는 역사적 바닥권인 10~20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VXX는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파가 아니라면 VXX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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