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KAT시스템배 주장전
○ 이창호 9단
● 박영훈 4단
(2003년 5월26일. 한국기원)
제1보(1~12)
위빈9단을 꺾고 제15회 후지쯔배 8강전에 진출한 박영훈은 더이상 승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얼마 전에 이겼던 왕민완9단에게 패했기 때문이었다.
후지쯔배 다음에 박영훈이 주력한 기전은 농심배였다. 본선 진출을 놓고 동갑인 최철한과 다투게 되었다. 박영훈으로서는 정말로 놓칠 수 없는 한판이었다. 최철한은 2000년도에 농심배 대표로 나가 3연승을 거두어 전세계에 용명을 떨쳤다. 2001년에도 최철한은 한국팀의 선두타자로 나가 2연승을 거둔 바 있었다. 동갑인 최철한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것을 건너다보면서 박영훈은 속으로 다짐했다. 기회가 오면 나는 철한이보다 더욱 혁혁한 전과를 거두어 보이리라.
간절한 염원 덕택이었을까. 박영훈은 최철한을 제치고 농심배 대표로 선발되었고 최철한이 그랬던 것처럼 선두타자로 나서게 되었다. 첫판은 중국의 신예 구리('
\)7단과의 대결. 결과는 박영훈의 불계승이었다. 그 다음은 중국의 랭킹1위 창하오9단과의 대결. 결과는 박영훈이 백으로 2집반 승리. 염원했던 그대로 박영훈은 농심배의 새로운 스타가 되었다. 그는 제4국에서도 일본의 혼인보인 장쉬7단을 꺾었다. 제5국에서 중국의 쿵지에 7단에게 패하여 물러나긴 했지만 박영훈은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2003년. 한국에도 지역을 연고로 한 단체대항전이 탄생했다. 박영훈은 서울남부팀의 주장을 맡게 되었다. 천원 타이틀은 1년 후배인 송태곤에게 넘어갔지만 이미 박영훈은 전년도 수입랭킹 5위를 기록한 최정상급 기사로 인정받고 있었다. 소개하는 바둑은 전북팀 주장인 이창호9단과의 대국.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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