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중공업 고문으로 있다가 지난해 9월 S&T대우 대표이사에 취임한 김택권(48ㆍ사진) 대표이사는 S&T대우를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취임하자마자 ‘생산력향상 30%,원가절감 30%’을 목표로 내걸고 강도 높은 체질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현대모비스처럼 기댈 데가 없는 우리 회사로서는 홀로서기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요즘처럼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에는 몸집을 줄여야 생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이사가 S&T대우 체질 개선에 가장 치중하고 있는 것은 관행적인 예산방식의 틀을 깨는 일. 기본적인 고정비용 요소를 줄일 데까지 줄이고 변동구조 비용을 살려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무 양과 매출에 따라 변하는 변동구조 비용이 많을수록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사업의 우선 순위를 먼저 정하고, 우선 순위에 있는 것부터 예산을 먼저 배정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가 절감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필요한 경비 축소는 물론이고 생산라인의 효율화와 각종 제안 제도의 활성화, 연구 개발 능력 강화 등으로 시장가격에 맞춰 경쟁력 있는 원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노력으로 취임 100여일만에 S/A(쇼바),PDIM,네비게이션 등을 글로벌 1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과 관련한 자동차부품 업체의 유불리에 대해 “관세율 인하 등 상호 호혜적으로 어느 한편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측면은 없다”며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정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수주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전세계 어떤 자동차 메이커에도 양질의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T대우가 글로벌 초일류기업 대열에 올라서기 위해 주 고객인 GM 이외에 다임러클라이슬러나 포드,현대차 등 다른 유명 업체에 대한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오랜 워크아웃으로 주인의식이 없어진 직원들의 인식전환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부산경남지역에서 근속연수가 가장 높은 곳이 S&T대우로 이것은 상대적으로 바깥세상이 돌아가는데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며 “직원들이 변화의 속도에 순응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인식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이사는 “그동안 조병창으로 도심과는 떨어진 외진 곳에 있었고 기업이 오랫동안 워크아웃 상태에 처해 있어 사회공헌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그룹 통합 이후 지역 주민들과의 유대 강화를 비롯해 점차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택권 사장은 82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 펜실베이니아대 워튼경영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딴 뒤 미 캘리포니아대와 연세대에서 교수로 오랜 기간 재직한 학자 출신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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