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의 글로벌 영토확장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ㆍLGㆍ현대자동차 등 주요 글로벌 그룹은 지난해 금융위기에서도 해외 지법인을 37개나 늘려 모두 850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그룹의 해외 지법인은 500개에 달했다. 6일 삼성ㆍLGㆍ현대차 등에 따르면 3대 그룹의 지난 2009년 말 기준 해외 지법인은 총 848개다. 이는 1년 전의 811개에 비해 5%가량 증가한 것으로 다른 해외 기업들이 해외 지법인 축소에 나설 때 국내 기업들은 오히려 영토를 넓힌 것이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은 해외 지법인이 2008년 말 472개에서 2009년 말 500개로 30개가량 증가하면서 사상 첫 500개 고지에 안착했다. LG그룹도 이 기간 동안 해외 지법인이 188개에서 193개로 늘었으며 현대자동차 역시 151개에서 155개로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이들 3대 그룹의 국내 계열사는 1~4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중동ㆍ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의 성장이 돋보였다. 중동ㆍ아프리카는 유럽 등 인근 지역에서 담당했으나 최근 들어 잇따라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삼성전자가 아프리카 총괄을 신설했으며 LG전자도 영업지점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09년 말 현재 이들 3대 그룹의 권역별 해외 지법인(현대차는 법인)은 아시아 378개, 미주(북미와 남미) 130개, 유럽 162개, 중동ㆍ아프리카 58개 등에 이르렀다. 해외 영토확장은 그룹의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다. 현대차는 2008년 해외법인에서 1,300억원가량 적자를 냈지만 2009년에는 7,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과 LG 해외법인도 현지화 전략으로 TV 등의 점유율을 높이며 그룹 순이익 개선에 적잖은 공을 세웠다. 삼성과 LG,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80~90%에 이르렀는데 이들 해외 지법인이 첨병 역할을 한 것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다른 해외 기업들이 해외 지법인을 축소할 때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서 현재는 500여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소니 등 경쟁기업들이 해외 지법인을 줄일 때 우리 글로벌 기업들은 오히려 영토를 넓혔고 이것이 성과로 일정 부분 반영되고 있다"며 "이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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