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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규명하나" 경쟁 일단락
입력2000-06-26 00:00:00
수정
2000.06.26 00:00:00
신경립 기자
"누가 먼저 규명하나" 경쟁 일단락인간게놈 공동발표 의미 전망
인간 생명의 비밀이라는 「성역」에 발을 디딘 벤처기업 셀레라 게노믹스와 18개국 컨소시엄인 인간게놈프로젝트(HGP)는 26일 그동안 연구해 온 인간유전자 지도의 초안을 워싱턴에서 공동 발표함으로써 2년간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청산했다.
이번 발표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미국의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셀레라. 98년 5월 설립된 셀레라는 불과 2년여만에 10여년째 연구를 벌여 온 HGP와 팽팽한 경쟁을 벌이고 비슷한 수준의 연구 결과를 내놓음으로써 생명공학 관련업계의 총아로 급부상했다.
특히 셀레라는 공공 프로젝트인 HGP 위주로 이뤄진 게놈 연구에 경쟁구도를 도입함으로써 연구 결과 발표 시기를 2년 이상 앞당기는데 큰 몫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셀레라는 민간 기업 최대 규모의 컴퓨터 설비를 통해 급속도로 유전자 염기를 분석, 지난해 HGP보다 빨리 염기서열 분석을 마치겠다고 공언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하고 연구 촉진의 계기를 마렸하기도 했다.
이같은 셀레라와 인간게놈 연구의 비약적인 발전 뒤에는 수십년을 유전자 염기서열 연구에 바쳐 온 유전학자, 크레이그 벤터(53)가 자리잡고 있다. 셀레라를 설립해 현재까지 이끌어 온 벤터는 지난 80년대 초 미 국립보건원(NIH)에서 유전자 연구에 뛰어들었다. 92년에는 아예 게놈연구소(TIGR)를 설립해 독자적인 연구에 나서는 등 약 20년동안 게놈 연구의 외길을 걸어오는 과정에서 벤터에게는 유전학계의 「독불장군」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니고 있다.
지난 90년 미국, 일본 등 세계 18개국의 연구팀으로 구성돼 총 30억달러 규모의 공공자금을 게놈 연구에 투입하고 있는 공공부문 컨소시엄 HGP도 이날 10년 연구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음으로써 새삼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HGP를 이끌고 있는 프란시스 콜린스도 벤터와 마찬가지로 수십년을 유전자 연구에 쏟아 오면서 오늘날의 쾌거를 일궈낸 게놈혁명의 주역. 콜린스는 예일대에서 화학을 전공하면서 DNA 연구에 매료돼 십여년 동안 유전학 연구에 전념, 낭포성 섬유증과 신경섬유종, 헌팅턴병 등의 질병 관련 유전자를 규명하는 등 혁혁한 성과를 거둬 왔다. 현재 그는 NIH 산하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 소장이면서 HGP를 이끌고 있다.
한편 이날 연구 결과 공동 발표로 두 기관이 긴박한 경쟁관계를 일시 접자, 업계에선 두 기관의 2차전이 언제 시작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공 프로젝트라는 특성상 연구 결과를 무료 공개하기로 돼 있는 HGP와 달리, 민간기업인 셀레라는 연구 결과를 팔아 이익을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
특히 과학 발전을 위해 유전자 염기서열을 무료 배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HGP측은 셀레라가 인간 유전 정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데 크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의 데이터 이용방침 및 연구 과정에서 두 기관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6/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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