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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활사박물관
입력2003-02-10 00:00:00
수정
2003.02.10 00:00:00
강동호 기자
■한국생활사박물관 사계절 펴냄
“고려시대 성생활이 자유로왔다 하더라도 고려사회의 전반적인 개방수준에 맞는 정도까지만 허용됐을 뿐이다.”
최근 사계절출판사가 펴낸 `한국생활사박물관`시리즈 제8권 `고려생활관2`에 기술된 내용이다. 이 책에서는 일반인들이 보통 고려사회를 성개방 풍조가 만연했던 사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고려시대가 특별히 다른 시대에 비해 성생활이 문란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그 증거로 남녀간 섹스행위를 묘사한 신라시대 토우나 조선시대 말기의 춘화 등이 고려시대에는 거의 없었다는 점을 든다. 이 책은 “쌍화점이나 만전춘 등에 묘사된 남녀상열지사를 근거로 고려시대를 성생활이 문란했던 시대로 단정짓는 것은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영향이 크다”며 “고려는 단지 송, 원, 이슬람, 동남아 등과 활발한 국제무역을 펼쳤던 만큼의 개방된 성의식을 보유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지난 2000년 7월 시작된 사계절출판사의 `한국생활사박물관`시리즈가 이번 고려시대를 끝으로 8권째를 맞고 있다. 역사학ㆍ고고학ㆍ민속학ㆍ인류학 등 관련학계 전문가들과 미술진이 대거 참여하여 3년째 지속하고 있는 이 작업에 일반인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출판사측은 앞으로 조선시대와 20세기를 포함, 모두 4권의 책을 더 낼 예정으로 다른 외국 대형 출판물에 뒤지지 않는 `보고, 만지고, 느끼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책`을 낸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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