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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이석채/경제팀 6개월/「한보사태」파장 갈등 표면화

◎청와대­“부총리 방패역보다 발빼기 치중” 불만/재경원­“이수석이 전단… 설자리 빼앗아” 비판김영삼 대통령 정부의 다섯번째 경제팀인 한승수 부총리와 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 라인이 지난 8일로 취임 6개월을 맞았으나 6개월만에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전임 나웅배 부총리, 구본영 경제수석팀의 경질이유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난 타개를 위한 분위기 쇄신이라는 명분아래 등장한 한­이라인은 역대 어느 팀보다 화려한 면모를 보여줬다. 한부총리는 경제학박사, 대학교수, 상공부(현 통산부)장관, 대통령비서실장등을 거친 2선 국회의원이고 이수석 역시 경제학박사학위 소유자로 예산실장, 재정경제원차관, 정보통신부장관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출신이다. 이들은 지난 6개월동안 경제난 타개를 위해 「경제안정 및 기업활력 회복을 위한 9·3대책」 「경쟁력 10%이상 제고를 위한 10·9대책」 「국제수지방어 및 SOC(사회간접자본) 확충대책」 「금융개혁위원회출범」등 고단위 경제정책을 양산하며 어느 경제팀보다 의욕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들 대책이 제대로 자리잡기도 전에 지난 연말 노동법 전격처리에 따른 총파업사태로 연초 생산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진데 이어 한보철강의 부도로 인해 자금시장마저 급격히 얼어붙어 당분간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성적표도 사상 최악의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인 2백35억달러에 달하고 올해도 수출부진으로 1월 무역수지 적자가 역시 사상 최대인 34억8천만달러에 이르는등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환율의 급등등 외환분야의 난기류마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한보비리 수사가 이번주부터는 경제부처 전현직 고위관료들까지 비화될 것으로 보여 경제부처의 정책공백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위기국면에서 최근 한­이라인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이라인은 출범초 한동안 불협화음없이 외관상 평온한 팀워크를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 이수석은 『경제정책의 수장은 부총리다. 경제수석은 대통령의 그림자일 뿐이다』는 이른바 「그림자논」으로 자신에 대한 도드라지는 여론의 시각을 무마해왔고 한부총리 역시 화려한 경력과 자존심에 걸맞게 경제정책의 주도적 입지를 다잡아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핵심축의 평온은 청와대비서실 주도로 이뤄진 경쟁력 10%향상대책이 재경원의 긴밀한 협조를 받지못한데 이어 올초에는 금융개혁위원회 출범을 둘러싸고 이수석과 재경원간의 갈등이 숙성되면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는 관측이다. 특히 한보사태를 놓고 청와대비서실과 재경원의 대립은 첨예해졌고 최근에는 한부총리와 이수석의 표면적 관계마저 껄끄러워졌다는 소식이다. 이수석은 한보사태에 대한 재경원의 미지근한 대처방식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고 재경원은 이수석이 앞뒤를 재지못한채 원론만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부총리는 한보사태와 관련, 지난해 두차례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을 만난 일이 있다는 것외에 단 한번도 표면에 나서 자신의 입장이나 재경원의 종합적인 정책대응방향을 스스로 밝힌 일이 없다. 이 때문에 한보사태 수습의 사령탑이어야 할 한부총리가 지금까지 전선을 회피하고 있다는 노골적인 불만이 청와대측과 신한국당 일각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반면 이수석은 한보사태 진행과정에서 직접 나서고 있어 한부총리가 설 자리를 없애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수석의 「부실은행에 대한 지원은 없다」는 발언이후 이같은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보사태 이후 청와대측라인에서는 「한부총리가 방패막이 되기보다는 흙탕물에는 발을 담그지 않으려 한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고 재경원측은 「한보문제에 대해 이수석이 전단하고 있다」는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갈등의 증폭과정에는 한보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의 차이와 함께 지난 31일 열린 대통령주재의 긴급 경제장관회의의 주도권문제 등도 겹쳐 있다는 것이 청와대와 재경원양측 참모들의 시각이다. 설연휴를 포함, 한보사태이후 양측이 머리를 맞댔다는 증거도 없다. 노동법과 한보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고 침체된 경기를 되살려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한­이 라인의 바탕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불협화음이 나타나면서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경제팀의 「한보책임론」과 경질론까지 나오고 있다. 한보수사의 불똥이 어떻게 튀느냐에 따라 경제팀의 개편도 단순한 개연성이상의 분위기로 급전될 전망을 배제키 어렵다는 관측이다.<이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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