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등 연기금이 해외 금융기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부는 중동ㆍ중국 등 신흥자본국과 이중과세 방지조약을 서둘러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우리나라는 외국인 직접투자(FDI)에 대한 규제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많고 외국 기업의 투자처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지식경제부에 제출한 '금융분야 외국인직접투자 활성화 방안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금융분야의 FDI 촉진은 한국 금융시장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고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연기금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우선 해외 자산운용사의 국내 유치를 위해 국내 연기금이 해외투자 확대 전략과 연계할 것을 제안했다. 세계 4위 규모인 연기금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는데 해외투자를 위한 운용사 선정 때 국내 진출을 조건으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KIC도 FDI를 연계한 투자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IC가 해외펀드를 통해 투자할 때 일부는 다른 해외투자가들과 함께 한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KIC의 국내투자를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투자를 희망하는 해외투자가들이 KIC와 공동으로 한국에 진출하도록 유도하면 투자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FDI 확대를 위해서는 조세 측면의 개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차적으로는 조세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외국기업에 대한 세무행정 지원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는 현재 70여개국과 맺고 있는 이중과세방지 조약을 중국ㆍ중동 등 신흥자본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또 현재 논의되고 있는 LBO 방식 입수합병(M&A) 허용 논의에서 해외자금 조달을 전제로 조건부 허용하고 비상장 전환 요건도 현재 '지분의 95% 이상 획득'에서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적극적인 투자 유인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비해 FDI 투자매력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이 해외 진출 지역을 선정할 때는 ▦높은 경제적 통합도 ▦유사한 문화 및 법ㆍ제도적 인프라 ▦높은 경제성장률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효율성이 낮은 곳을 선호한다. 한국은 투자자들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경제성장 가능성에서 신흥국에 비해 낮고 금융발전 성숙도는 높아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여기다 FDI 규제지수는 0.142로 OECD 평균인 0.095를 크게 웃돈다. 규제지수는 ▦외국인의 주식취득 제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사전승인 제도 ▦임원의 국적 제한 ▦기타 운영 관련 4개 부문에 대해 평가 결과를 산출한 지수로 1에 가까울수록 규제 강도가 높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 조사에서는 규제지수 0.12(OECD 평균 0.148)를 기록해 규제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A.T.커니 컨설팅이 조사한 FDI 신뢰도 지수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3년 0.81로 18위를 기록한 후 2004년 0.85(21위), 2005년 1.04(23위), 2007년 1.57(24위) 등으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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