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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무명'이 금메달 비결
입력2004-08-27 00:40:31
수정
2004.08.27 00:40:31
'베일속에 가려졌던 것이 금메달의 원동력.' 정지현(한체대)이 2004아테네올림픽 그레코로만형 60kg급에서 깜짝 금메달을 일구자 세계레슬링계 안팎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정지현이 그 동안 세계 무대에서 이렇다할 명함을 내민 적이 없는 철저한 무명이었기 때문.
정지현은 대한레슬링협회가 수개월전 배포한 선수 프로필란에 최근 아시아선수권에서 1위에 오른 것이 국제 성적표의 전부였다.
별다른 이력서가 없었던 인물이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던 아르멘 나자리안(불가리아) 등 세계적 강호들을 연파하고 챔피언이 됐으니 주위에서 경악하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
사실 레슬링의 경우 세계선수권을 비롯한 국제 무대에서 '복병'이 금메달을 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올림픽스타인 심권호 등의 예에서 보듯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으로 신고식을 치른뒤 올림픽에서 금을 굴리는 것이 수순처럼 돼 있었다.
하지만 안한봉 감독 등 한국선수단은 정지현이 일을 낼 재목이라며 귀띔을 하곤했다.
세계 무대 경험은 없지만 손이 유난히 길어 잡기에 능하고 레슬링에 입문하기전 기계체조와 유도를 해 유연성과 순발력이 좋은 데다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파워를 지녔기 때문이었다.
또한 기존 강자들의 경우 장.단점이 공개돼 도전자들의 꾸준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는 반면 정지현의 전력은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던 것.
지난 99년 세계선수권을 2연패하고 시드니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딴 김인섭이이번 대회 예선 최종전에서 무너진 것도 어찌보면 특기가 노출된 데 따른 것이라는분석도 있다.
정지현 역시 시드니대회 결승에서 김인섭을 무너뜨렸던 나자리안을 넘기 위해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동안 그의 단점을 공략할 비법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한명우 전무는 "지현이가 이름이 없는 선수이다 보니 상대들은 쾌재를 부르다큰 코를 다쳤을 것"이라며 "이 체급이 강자가 즐비했던 점을 감안하면 무명이었던것이 금메달을 딴 비결로 작용한 셈"이라고 말했다.
/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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