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이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하면서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낮은 것은 거래량 감소 등 증시의 방향성이 활력을 잃고 있다는 의미다. 과거 사례를 보면 증시 변동성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때는 코스피지수가 단기간 상승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지수 상승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한국형 변동성지수(VKOSPIㆍVolatility index of KOSPI200)는 14.27포인트로 사상 최저였던 지난 2월의 13.31포인트를 목전에 두고 있다.
VKOSPI는 코스피200의 옵션가격을 이용해 옵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주식시장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다. 이 지수가 높으면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흔히 주가가 급락할 때 이 지수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아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며, 낮거나 오르지 않으면 주가 급락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비록 이날 VKOSPI는 800억원에 가까운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전일 대비 6.25% 올랐지만, 전반적으로는 지난달 15일 21.01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떨어지는 추세다. 실제 VKOSPI가 20포인트 아래로 떨어진 지난 한달 여간 코스피지수는 1,920~1,980선에 갇히며 박스권 장세를 면치 못했다.
VKOSPI가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시기라면 주가는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상승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과거 변동성이 바닥을 치고 상승할 때 주가가 함께 올랐던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9일 기준금리가 인하됐고, 뱅가드 펀드의 매도 압력도 점차 완화되고 있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VKOSPI가 사상 최저를 기록한 후 상승할 때 코스피지수도 함께 올랐다”며 “변동성이 사상 최저 수준에서 반등할 때는 코스피의 단기 상승을 기대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인후 개선되고 있는 외국인 수급은 답보상태에 빠진 국내 증시의 위안거리”라며 “외국인 투자확대는 국내 증시의 추가 반등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동성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이번 달에는 이렇다 할 호재도 없기 때문에 일시적인 변동성 상승이 추세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역부족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고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는 하반기나 되어야 본격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상승 모멘텀 공백기에 진입하면서 지수의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이라며 “1,900대 후반에서 2,000선 초반을 오가는 시장흐름이 당분간 지속되다 6월 이후에 추가 상승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