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ㆍ투자자와 정부가 서로 교차하며 균형을 잡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게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원동력입니다."
이스라엘 최대 창업투자사 가운데 하나인 트렌드라인그룹의 토드 돌린저 회장은 '창업국가'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성공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인구가 800만명에 불과한 이스라엘은 세계적으로 창업국가의 대명사가 된 곳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인구 1,800명당 벤처기업이 1개꼴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벤처창업 밀도를 자랑한다. 이들 벤처기업은 전체 수출의 절반과 고용의 10%를 담당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새 정부의 경제 관련 핵심 국정목표인 '창조경제'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ㆍ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 부처는 현재 이스라엘 배우기에 한창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함께 이스라엘에서 만난 기업인과 벤처투자자, 학계 관계자 등은 한결같이 벤처캐피털ㆍ정부ㆍ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창업 인프라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기업가정신을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성공비결로 꼽았다.
우선 이스라엘에는 요즈마펀드로 대표되는 70개 이상의 벤처캐피털들이 매년 10억~20억달러의 자금을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도 창업 초기 기업 지원자금의 60%를 담당하는 것은 물론 연간 100억달러의 예산을 가진 수석과학관실을 통해 창업기업에 재정적 도움을 주고 있다.
와이즈만연구소와 테크니언공대 등 세계적인 과학기술 인프라를 활용한 기술지원도 벤처창업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베냐민 소퍼 테크니언공대 기술이전센터장은 "예전에는 학교가 단순히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거기서 끝나면 안 되며 개발한 기술을 상업화해 기업을 만드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대인의 대담한 용기를 일컫는 '후츠파 정신'과 군대경험으로 무장한 도전적인 젊은 기업인들이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요시 마티아스 구글 이스라엘 지사장은 "이스라엘의 젊은 기업인과 엔지니어들은 교육수준이 높고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건국을 이뤄낸 이스라엘의 성공신화 등 문화적 요인을 지닌데다 창업에 대한 정부 지원까지 더해져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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