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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성 이대로 좋은가] (1)혼탁한시장ㆍ혼란스로운 이용자
입력2004-01-14 00:00:00
수정
2004.01.14 00:00:00
김문섭 기자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제도가 시행 2주일을 맞았다. 초기 과열ㆍ혼탁 양상이 차츰 수그러들고 말썽이었던 전산 시스템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시장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이용자들의 선택폭을 넓히고 이통업체간의 시장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의 도입목적은 퇴색된 반면 업체간 출혈경쟁을 심화시키고 일반 이용자들에게는 혜택이 별로 돌아가지 않는 결과를 빚고 있다.
◇번호이동 가입자 숫자는 성공=14일 오후2시 현재 KTF와 LG텔레콤으로 옮겨간 SK텔레콤 가입자는 총 15만7,667명, 하루평균 1만3,000여명 꼴이다. 이 중 KTF로 옮긴 고객은 65.3%인 10만2,962명, LG텔레콤은 34.7%인 5만4,705명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KTF와 LG텔레콤간에 차이가 벌이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한달에 30만명이 넘는 가입자들이 번호이동을 하게 되는 것으로 숫자상으로는 번호이동성제가 성공했다고 평가할수 있다.
그러나 업체들이 지난해 말 유치했던 가입자와 그룹 계열사 임직원의 영업결과를 포함시켜 초기 수치가 실상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또 LG텔레콤보다는 KTF가 훨씬 많은 가입자를 확보해 3위 업체를 살린다는 본래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
◇혼탁한 시장, 혼란스런 소비자= 번호이동성을 계기로 대반전을 노리는 KTFㆍLG텔레콤과 가입자를 지키려는 SK텔레콤의 마케팅 경쟁이 불을 뿜으면서 초기 과열양상을 빚었다. 3사가 모두 약정할인제, 무제한 정액요금제 등 요금내리기 무한경쟁에 나서고 있으나 소액이용자들에게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요금인하 혜택을 받는 대상자들이 주로 통화량이 많은 사람들이어서 한달에 3만~5만원을 내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는 큰 혜택이 없다. 또 지나친 출혈경쟁은 이통업체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장기적으로는 가입자들에게는 요금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
게다가 마치 공짜로 휴대폰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거나 심지어 고객 동의도 없이 서비스회사를 바꾸는 사례까지 등장해 소비자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당국의 단속 강도에 따라 판매점의 휴대폰 가격이 수시로 변하는가 하면,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번호이동을 해도 별다른 혜택이 없다는 데 실망하는 사람도 많았다.
◇IT강국 명성 먹칠한 전산장애= 시행 첫날인 1일 SK텔레콤의 전산 오류로 불안한 출발을 보이더니 다음날부터 번호이동관리센터에서 원인모를 전산장애가 끊이지않고 일어났다. 아예 가동을 멈추고 총점검한 다음날인 12일에는 전산망 완전 다운이라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번호이동을 시도하던 수만명의 고객이 큰 불편을 겪은 것은 물론 가입자를 받지 못한 KTF와 LG텔레콤도 발만 동동 굴렀다. 번호이동관리센터는 15일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재시도할 계획이지만 지금까지의 오류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어 또다시 전산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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