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상장 또 유보

14년을 끌어온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상장 방안 마련이 또다시 유보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그동안 유예했던 두 회사의 자산재평가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연말까지 납부토록 할 방침이다. 두 회사는 따라서 연말까지 가산세를 합쳐 5,500억원의 법인세를 내야 한다.

또 생보사 상장이 무기연기됨으로써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자동차 부실처리를 위해 채권단에 사재출연한 삼성생명 주식처분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담보로 갖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주식 처리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되는 등 금융권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윤용로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은 17일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가 상장이익 배분을 강제할 법적인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생보사들이 상장을 추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해 자문안을 제출하지 않음에 따라 현 시점에서 정부의 의견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생보사 상장이 연기됐음을 공식발표했다.

나동민 자문위원장도 “계약자 몫으로 돼 있는 내부유보액이 계약자에 대한 상장이익 배분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상장이익배분을 강제할 법적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해 당사자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문안은 의미가 없어 상장이익배분방법 등에 대한 검토의견과 권고안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생보사 상장유보방침이 발표되자 서울보증보험, 우리금융, 산업은행 등 15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삼성자동차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주에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삼성을 상대로 한 손실보전청구 등 법적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재경부는 생보사의 자산재평가 차익에 대한 법인세 문제와 관련해 법인세 면제시한을 올 해말로 종료하고 더 이상 연장해 주지 않기로 결정해 삼성과 교보는 가산세 포함 5,500억원의 법인세를 내야 할 판이다.

<박태준기자,김홍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