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10년호황 공신 IT분야 '역적' 전락

[흔들리는 세계경제] 3. 위기의 美신경제'중력의 법칙을 거스르고 하늘로 솟아 오르던 이카루스가 태양에 다가가다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듯 전통경제 이론에서 벗어나 거침 없이 성장해온 미국의 신경제(new economy)도 순식간에 장기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이번 달로 만 10년째 사상 유례없는 장기호황을 구가하는 미국 경제의 원동력으로 평가받아온 '신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술혁명, 특히 정보기술(IT) 분야의 눈부신 성장에 대한 맹신이 과도한 낙관주의를 만연하게 했지만 이것이 붕괴되면서 기존의 정책수단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심각한 불황이 미국을 엄습할 수 있다는 경고다. 기술혁신에 따른 노동생산성 증가, 유연한 노동시장, 기업 및 금융 규제완화 등은 물가상승을 억제, '인플레 없는 장기성장'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제를 가능하게 했다. 호황기에 물가가 상승하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상, 수요를 줄이고 이로 인해 경기가 하락하면 다시 금리를 내려 수요를 증가시키는 기존의 경기순환 및 통화정책은 사실상 무의미해질 정도였다. 그러나 장기 호황을 거치며 기업과 가계의 부채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미국인들의 소득대비 저축률은 지난해 -6%를 넘어서 사실상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는 셈이다. 또 기업들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성장을 기대하고 막대한 돈을 끌어들여 시설투자에 나서 부채가 급증했다. 그러나 기업의 설비투자는 적정 수준을 넘어서며 설비과잉에 빠졌으며 이는 대량감원, 소비둔화, 기업매출감소로 이어지는 불황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증시 특히 첨단기술주의 급락으로 소비 및 투자 심리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1ㆍ4분기 20%에 가까웠던 제조업 설비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4ㆍ4분기에는 오히려 감소했다. 올들어선 소비자 신뢰도도 급락,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민간부문에 적색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주체 특히 개인 소비자들이 '비이성적인 비관주의'에 빠지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재산의 대부분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인들이 불황으로 자신의 재산을 전부 날릴 경우 앞으로 수년간 소비가 살아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미 경제는 금리인하나 재정팽창 등으로 치유할 수 없는 장기불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상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경상적자도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 미 정부는 막대한 경상적자에도 불구 강한 달러 정책으로 수입물가를 낮춰 인플레를 잡아 왔지만 비정상적인 상황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경제팀이 신경제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세계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호정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