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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또 불까” 조마조마

`이번에도 칼날 바람 불까.` 31일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ㆍ6,262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미국 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 출전 선수들은 30일 프로암대회에서 마지막으로 코스를 익힌 뒤 오후 늦은 시간까지 퍼팅 연습 등으로 컨디션 조절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화창한 일기 가운데 코스를 돌았지만 결전 전야까지도 날씨에 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대회 기간 중 비나 추위는 없고 구름만 다소 낄 것으로 예보됐으나 제주 주민들도 예측할 수 없다는 변화무쌍한 이곳 날씨에 쉽게 긴장을 풀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첫날은 온화했지만 2, 3라운드 때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시속60㎞에 이르는 강풍이 몰아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너나 없이 농락 당했기 때문. 더욱이 지난 27일부터 공식 연습라운드를 통해 제주의 `칼날 바람`을 맛본 뒤라 공포심은 더 커진 상태다. 바람은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대 변수. 특히 맞바람의 경우는 볼이 솟기만 할뿐 뻗어나가지 못하고 밀려 러프나 벙커, 해저드에 빠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자칫 스코어를 눈덩이처럼 부풀릴 수도 있다. 따라서 선수들은 현명한 클럽 선택은 물론 탄도나 구질의 조절 능력과 과욕을 부리지 않는 코스 매니지먼트, 그리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체력과 집중력을 두루 시험 받게 된다. 디펜딩 챔피언 박세리(26ㆍCJ)는 작년 선보였던 손난로가 든 허리춤 주머니를 다시 준비했고 유일한 아마추어 출전자 위성미(14)는 “코스가 매우 마음에 든다”면서 “춥지 않고 바람만 불지 않으면 정말 좋겠다”고 날씨 걱정을 했다. 송아리(17)도 “주로 경기를 해본 미국 플로리다에도 바람이 많이 불지만 이곳 바람은 찬 바람이라서 걱정”이라며 “또박또박 정확하게 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계했다. 대부분 선수들은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옆바람이 부는 것을 가정해 숫제 목표지점보다 많게는 40~50야드 정도 벗어난 지점을 겨냥해 샷을 날리는 연습도 틈틈이 병행했다. 지난해 83명 출전자 가운데 유일하게 박세리에게만 언더파 스코어(합계 3언더)를 허락했던 제주의 날씨가 이번에도 변덕을 부릴지, 그리고 날씨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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