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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아직은 기다릴 때


최근 들어 시장 참여자들의 분위기가 두려움에서 희망으로 조금씩 넘어가고 있는 듯 하지만 여전히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된다. 지난달 25일 이후 시작된 상승 분위기는 상승 추세 복귀가 아닌 시세의 지속성을 자신하기 힘든 단기 반등장일 가능성이 높다.

섣부른 공격보다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시점이다. 아마도 이익 조정이 좀 더 진행되고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잡음이 좀 더 진정되고 난 뒤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경기와 증시 방향이 길게 보면 우상향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다만 우려의 완화가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없으며 여름 내에 코스피가 급락 이전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휴가를 떠난다면 주식 비중을 늘리기 보다 줄이고 떠나는 것이 나아 보인다.

물론 미국 증시는 다시 고점을 넘어섰고 글로벌 증시도 이에 화답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주가가 좋다고 한국 증시가 나아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미국이 전세계 지수 대비 강했던 시기는 이머징마켓의 약화로 에너지 가격이 통제되던 시기와 일치한다.

바로 달러가 추세적으로 강해질 때 미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했던 것이다. 지금이 그러하다. 이미 이머징 증시와 미국과의 상관도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 변동성은 출현했고 경제 체력이 약한 국가들은 점점 더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1990년 중반 이후 남미와 동남아시아의 금융위기를 기억하자. 이는 주택대부조합사태라는 월가의 위기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후폭풍으로 출현한 달러 강세 시대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최근 국내 채권시장은 다른 이머징 채권시장에 비해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국내 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너무 확대해서는 안 된다.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채권시장의 변동성 팽창은 끝나지 않았다. 최근 금리 하락은 변동성 확대로 기관들의 포지션이 비어 있었기 때문인 것이지 채권시장의 안정을 의미하는 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야 될 주식도 마땅치 않다. 성장을 뒷받침할 투자는 기대에 못 미치고 그렇다고 현금을 들고 있는 대표기업들의 배당은 한없이 낮다. 자본이 늘었지만 매출은 그 속도를 못 쫓아가고 그 결과 밸류에이션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코스피를 구성하는 상당 기업들이 '가치 함정(value trap)'에 빠져 있다. 다들 버냉키에 환호하고 있지만, 여전히 삐딱한 시선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이유이다. 우리는 여전히 우려의 클라이막스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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