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잃은 가족의 민주화운동 20년 MBC 스페셜 6월항쟁 20주년 특집다큐 방송 김영필 기자 susopa@sed.co.kr '여대생 박선영을 아시나요?' 올해로 87년 6월 민주화 항쟁이 20주년을 맞는다. 많은 사람들은 87년의 투사로 고문으로 죽은 박종철과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만을 기억한다. 하지만 6월 항쟁 전후로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무수히 많은 희생자들이 있었다. 잊혀진 이름, 여대생 박선영도 그 중의 하나다. MBC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MBC 스페셜'은 87년 6월 민주화 항쟁 2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너는 살고 내가 죽었다'(사진) 편을 2일 오후11시40분에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87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여대생 박선영 양과 그들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87년 6월 항쟁의 의미와 20년 민주화 역사를 되짚어 본다. 박종철 군의 추모제가 열렸던 87년 2월, 22살의 평범한 여대생이었던 박선영 양은 창신동의 자취방에서 숨졌다. 사인은 기도폐색. 자살이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선영이의 죽음은 사회의 문제였다고 말한다. 운동권 학생으로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민주화 운동에 대해 극심하게 고심한 나머지 자살을 선택하게 됐다는 것. 선영의 죽음으로 선영네 가족의 삶은 한순간에 뒤바뀐다. 특히 독재가 뭔지, 민주화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 하는 일만 알고 살았던 선영의 어머니는 딸을 대신해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다. 선영의 죽음 이후 어머니는 매일 같이 최루탄을 흠뻑 뒤집어 쓴 채 집에 돌아왔다. 전경들에게 연행되어 가는 대학생들을 뺏어 데려오고, 시위 현장에서 전경들에 의해 사지가 들려 쫓겨나는 거리의 투사가 됐다. 선영의 아버지 역시 그날 이후 전교조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선영의 가족들은 아직 선영과의 약속을 다 지키지 못했다고 말한다. 20여년 간의 투쟁으로 온몸에 상처가 남았지만 아직도 불합리한 일들과 싸워야 할 게 많이 남아있다는 가족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지난 20년 간의 모습과 아직 다 완성하지 못한 민주화를 대변한다. 입력시간 : 2007/05/31 15:29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