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해 쌀을 제외한 농축산물 시장을 적극 개방하되, 중국산 농산물에 대해서는 보호수준을 유지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9일 ‘차기정부 대외경제정책의 방향과 과제’ 보고서에서 거대 FTA권 형성과 개발도상국 급성장, 에너지 수급불안 등 중장기적인 대외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이 지속 성장을 이루기 위한 차기 정부의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KIEP는 FTA 네트워크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미국ㆍEU뿐 아니라 동시다발적인 FTA를 추진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신흥개도국과의 기술격차 축소를 극복하는 2.5차산업(제조업+서비스업)과 신서비스 개념의 3.5차산업(서비스업+첨단서비스업)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축산물(쌀 제외)의 경우, 미ㆍEU에서 수입되는 축산물 등에 대해서는 관세감축을 주저할 이유가 없으므로 관세를 오히려 적극 낮춰 무역전환효과를 높이는 한편, 개도국에 대해선 비농산물 관세 감축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EP는 또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차기정부가 통상절차법을 제정하고 국회의 통상담당 상임위원회를 신설해 국회의 통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산업에 대해서는 국경간 뿐 아니라 국내 진입규제와 차별적 규제 등을 종합적으로 없애기 위한 ‘서비스시장 개방 예시제’를 도입, 대내외 시장 개방의 범위와 단계적 일정을 제시할 것을 KIEP는 요구했다. 특히 교육, 의료, 환경, 우편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도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해운, 역으로 IT서비스, 통신, 유통 등은 수출보험 및 수출신용 확대 등을 통한 수출지원책을 확보해야 한다고 KIEP는 덧붙였다. 또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제금융특구 설립을 추진, 입주 금융기관에 대해 지방세를 감면해 주고 각종 건축개발 제한도 일정부분 해제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KIEP는 주장했다.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장기적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에너지 외교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러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부터의 에너지 수입 다각화와 함께 극동 가스와 석유도입을 위한 남북한 및 러시아 협력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에너지 소비국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KIEP는 주장했다. 특히 향후 세계 에너지 소비를 주도할 중국, 인도, 동남아 등을 포괄하는 ‘ASEAN+3’간 에너지소비국 협력체를 구성, 상호 모니터링과 개도국에 대한 에너지소비세 인상 권고 등에 나서야 한다고 KIEP는 설명했다. 이 밖에 남북 경협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경협의 거점을 개성ㆍ금강산에서 해주, 평양ㆍ남포, 신의주, 함흥ㆍ원산, 청진ㆍ나선으로 점차 확대하여 서해 축은 경공업, 동해 축은 중화학공업 입지로 대규모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KIEP는 조언했다. KIEP는 나아가 북한 사회간접자본 구축을 위한 한ㆍ일 협력과 남-북-중, 남-북-러시아의 삼각협력을 확대를 통해 동북아 경협을 구축할 것을 차기 정부에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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