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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령회사 차려 불법 외환거래… 10여개 업체 대상 기획 단속

관세청 2000억대 은닉 적발

홍콩과 싱가포르에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대규모 불법 외환거래를 한 회사들이 세정 당국에 덜미가 잡혔다.

관세청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와 싱가포르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후 2,000억원 규모의 불법 외환거래를 한 중견기업 A사를 적발했다고 26일 밝혔다.

A사는 국내 법인자금으로 구입한 선박의 운항수입, 선박 매각대금 등 약 570억원을 싱가포르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의 비밀계좌에 숨겼다. 이 금액 중 400억원 상당을 싱가포르 등을 거쳐 자금 세탁해 다시 국내로 들여왔다.

전체 규모는 2,000억원을 넘는다. A사는 검찰에 송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의류 업체의 한국지사인 B사는 홍콩과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와 비밀계좌를 개설하고 홍콩의 페이퍼컴퍼니가 명품의류를 국내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이익금을 빼돌렸다. B사는 재산도피 126억원 등 403억원의 불법 외환거래 혐의를 받고 있다.

관세청은 이처럼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악용해 불법 외환거래를 자행하는 업체들을 근절하기 위해 불법 외환거래 기획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홍콩을 중심으로 한 거래를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이번 조사는 민간 기업정보 전문회사의 외국기업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국내 업체와 외국 기업의 거래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기업의 국외 투자 정보와 통관 자료를 분석해 국외 투자를 가장한 불법 외환거래, 재산도피 등 혐의가 있는 업체 10여곳을 선별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퍼컴퍼니와 연계된 불법 외환거래 단속은 지난 2008년 156억원(2건)에서 지난해 1조2,302억원(7건)으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만도 3,023억원(5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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