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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합의한 적 없다" 불쾌감

홍석주 KIC사장 "외환보유액추가위탁낙관" 주장에<br>KIC "내년 10억弗주식 직접투자"…국민연금등 자금위탁도 추진

한국투자공사(KIC)가 자산운용 규모를 늘리기 위해 한국은행에 외환보유액 추가 위탁을 요청했으나 한은이 난색을 표명해 두 기관 간 감정의 골이 패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홍석주 KIC 사장은 11일 창립 2주년을 맞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0억달러(재경부 30억달러, 한은 170억달러)의 자산운용 규모 확대를 추진 중이며 현재 한은과 재정경제부가 협의 중인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KIC가 설립 2년 만에 국제금융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이제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로서 국제금융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으니 KIC에 대해 장기적인 시각을 가져달라”며 앞으로 투자범위를 한층 넓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작 한은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홍 사장과 비슷한 시간에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성태 한은 총재는 홍 사장의 자산운용 확대 계획과 관련, “한은은 거기에 합의를 했다던가 한 적이 없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언짢은 심경을 극히 짧은 말로 내비쳤다는 것이 간담회장에 있던 기자들의 해석이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위탁 운용하는 KIC의 업무가 한은 내 외화자금운용 파트와 별반 다를 게 없다며 애당초 KIC 설립을 강하게 반대했다. 재정경제부의 의지대로 KIC가 설립되기는 했지만 현재의 170억달러 이외에 외환보유액 위탁액을 늘려 달라는 KIC의 요구가 반가울 이유가 없다. 이날 홍 사장이 “ 11월부터 투자를 시작해 한은과 재경부에 수천억원을 벌어줬다”. 한편 KIC는 외환보유액 위탁규모 확장뿐 아니라 주식 직접투자와 국민연금ㆍ공무원연금의 자금위탁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홍 사장은 “올 8월 채권 직접투자를 실시한 데 이어 내년 1~3월 중 10억달러 규모의 주식 직접투자에 나서는 등 자체운용 규모를 키워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미미한 직접투자 비중을 5년 안에 30%로 높여 자체 30%, 위탁운용 70%의 구조로 가져갈 방침이다. 홍 사장은 “안정적 투자 위주에서 벗어나 변동폭이 큰 주식ㆍ채권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것”이라며 고수익 상품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또 “국민연금ㆍ공무원연금 등 연기금과도 협의 중으로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국내 연기금에서 자금을 위탁 받아 투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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