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사 위기에 처한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WiBro) 시장 육성에 나선다.
와이브로보다 6배 정도 빠른 4세대 와이브로(와이브로 어드밴스드) 기술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와이브로는 지난 2006년 우리나라 주도로 개발한 데이터 및 음성통신 기술(3세대)로 최근에는 비슷한 기술인 유럽의 롱텀에볼루션(LTE)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0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ㆍ방송통신위원회 등과 공동으로 '4세대 와이브로 장비산업 기술경쟁력 확보방안'을 위기관리대책회의에 보고했다.
정부는 현재 LTE가 대세이고 4세대인 LTE 어드밴스드도 나올 예정이지만 와이브로가 LTE의 보완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이통사들은 올해 LTE 가입자 수를 1,30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와이브로 가입자는 80만명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와이브로가 무선인터넷에 강점이 있는 만큼 LTE망으로 제공할 수 없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게 정부 논리다. 지경부는 이와 관련해 2015년에도 와이브로가 세계 시장의 10~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중소·중견 기업의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해 소형 기지국, 무선전송시스템을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또 공항ㆍ산업 등 특수목적의 시스템을 개발해 와이브로 시장을 기존 통신시장에서 공항ㆍ산업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동남아ㆍ중동 등 와이브로 수출국를 중심으로 4세대 와이브로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신흥국가에 진출하는 등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연내에 세계 최초로 4세대 와이브로 상용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4세대 와이브로 활성화 정책이 이뤄지면 오는 2015년에는 관련 업체들의 매출액이 1조3,760억원, 국내고용유발효과는 1만142명에 달할 것으로 지경부는 추정했다.
다만 정부가 이미 사양기술인 와이브로에 집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대기업들도 LTE로 돌아서고 있는 마당에 과거 강력하게 추진했던 와이브로 중심정책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LTE 보완망으로서의 와이브로 수요는 꾸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이용하자는 것"이라며 "특히 와이브로는 LTE에 비해 기지국 장비, 단말기 등의 분야에서 국내 중소ㆍ중견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이를 지원ㆍ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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