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 1위 BMW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TV 광고를 시작했다. 한때 '없어서 못 판다'는 평가를 받던 BMW가 TV 광고까지 나서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최근 케이블 채널에서 준중형 세단 신형 '3시리즈' 광고를 시작했다. BMW코리아가 'i3'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제외하고 판매 중인 차량을 TV로 광고하는 것은 처음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업체가 판매하지 않는 새로운 차급이나 인지도가 낮은 완전 신차를 출시할 때 TV 등 미디어 광고를 많이 한다. BMW의 '3시리즈'는 BMW 차량 중 전 세계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인기 모델이다.
BMW의 전체 판매의 25%가 '3시리즈'다.
BMW코리아가 TV 광고에 나선 것은 판매량 때문으로 분석된다. BMW코리아는 1995년 한국 법인 설립 이후 20년 동안 두 번을 제외하고 수입차 판매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올해 1위 자리 수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8월까지 BMW의 판매량은 3만1,774대로 벤츠(3만561대)와 1,213대 차이다. 올해 들어 월별 판매 1위는 벤츠가 5번으로 BMW(3번)보다 더 많다.
특히 BMW코리아의 판매 증가율은 벤츠코리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BMW코리아의 지난해 판매 증가율은 21.4%다. 벤츠코리아는 42.1%다. 올 8월까지 판매 증가율은 BMW가 18.4%, 벤츠가 32.5%다. BMW의 판매 증가율은 전체 수입차 판매 증가율(23.2%)보다 낮다.
BMW 신형 '3시리즈'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재규어의 'XE'가 TV 지상파 광고를 하는 등 본격적으로 판매 늘리기에 나선 것 역시 광고를 시작한 이유로 분석된다. 재규어는 최근 BMW코리아에서 판매를 담당하던 한재흥 이사를 세일즈 총괄로 영입하고 판매량 늘리기에 나섰다.
보통 자동차 업체가 신차를 출시하면 신차 효과로 판매가 늘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를 내놓으면 프로모션을 당장 실시할 수 없어 오히려 판매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BMW 역시 '3시리즈' 판매량 감소를 우려해 TV 광고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를 타는 고객들은 자기 개성이 뚜렷한 경우가 많은데 BMW가 과거보다 흔해지다 보니 수요가 예전만큼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판매량 증가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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