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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흥행공식은 VOD"

극장서 실패해도 VOD로 큰 수익

콘텐츠 유통 패러다임 지각변동

독립영화·국내 첫 개봉관 등 올레TV로 다양한 영화 소개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앞장

강인식 KT 상무

VOD시장 커지면서 콘텐츠 유통 패러다임 바뀌어

KT , 클라우드DVD, 국내최초 개봉관 앞세워 VOD 시장 공략

“영화관에서 결정되던 영화의 흥행 공식과 콘텐츠 유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인터넷TV의 다시보기(VOD) 등 부가판권 시장에서 큰 수익을 올리는 영화들이 적지 않습니다. ”

강인식(사진) KT 미디어사업본부 미디어콘텐츠 담당 상무는 1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TV의 VOD 시장이 콘텐츠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관의 흥행 실패작에는 ‘패자부활전의 장’을 마련해주고, 대중성은 부족하지만 작품성 있는 콘텐츠에는 대중과의 소통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중독, 후궁, 간신 등의 영화는 극장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VOD로 출시돼 큰 인기를 끌며 손익분기점을 넘었습니다. VOD를 통해 수익을 얻으니 더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될 환경이 조성되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넓어졌죠.”

강 상무는 VOD가 부가판권이라는 보조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콘텐츠 유통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숫자가 제한된 영화관을 잡지 못한 수많은 고품질의 영화들이 VOD를 통해 소비자와 만나게 되서다. “지난해 국내에서 제작된 영화 1,110여편 중 750여편이 영화관에서 상영됐는데, 이 중 110여편이 전체 영화관의 90%를 차지했습니다. 실질적으로 1,000여편은 소비자에게 소개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셈인데, VOD는 이들 영화에 기회의 장을 제공합니다”



KBS·SBS 프로듀서(PD) 출신인 강 상무는 KT의 인터넷TV인 올레TV의 콘텐츠 수급을 위해 수많은 영화와 동영상들을 직접 시청하고 전세계 제작자들과 협상을 한다. 그는 “콘텐츠 수급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의 다양성과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런 고민의 산물이 ‘극장 동시 상영’, ‘클라우드 DVD’, ‘국내최초 개봉관’ 등이다. 극장동시상영 서비스는 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를 안방에서 볼 수 있도록 VOD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개봉 후 이르면 2주후에 볼 수 있다. 개봉작을 보고 싶지만 극장에 가기 어려운 가정주부나 어르신들에게 적합하다. 겨울왕국,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등이 대표적으로 영화관 상용후 2~3주 후에 VOD로 제공됐다.

이달 출시 2주년을 맞은 클라우드 DVD는 영화를 평생 소장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다. 소장 가치 있는 영화를 클라우드에 저장해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주로 영화 매니아들이 이용한다. 스타워즈, 겨울왕국 등의 영화뿐 아니라 프렌즈 등 미국 드라마 등이 인기가 많다. 지난해에는 겨울왕국에 대한 구매가 몰리면서 수십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2,000편이 영화와 드라마를 제공한다.

출시 1주년을 맞은 ‘국내 최초 개봉관’은 전세계 극장에서 상영했지만, 국내에서는 영화관을 잡지 못한 영화를 VOD로 소개하는 서비스다. 올레 TV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를 차지한다.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콘텐츠만으로 이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라는게 KT의 평가다. 지난 2011년 출시한 ‘독립영화관’도 KT가 자랑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출시 당시 200편으로 시작해 현재 480여편을 제공한다. 영화관 상영이 어려운 저예산 영화를 매니아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한다. 강 상무는 “독립영화를 대중에게 알리자는 취지에서 만든 서비스”라고 말했다.

강 상무는 콘텐츠 유통의 채널이 다양해지고 국경간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VOD 유통의 강자 넷플릭스의 동아시아 진출이다. 넷플릭스는 내년에 우리나라와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강 상무는 “실시간 방송의 비중이 줄어들고 VOD를 통한 영상 서비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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