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는 최근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알짜 매물’이다. 오랜 오명이었던 ‘부실기업’ 딱지를 떼고 경영정상화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새롭게 재탄생 했다는 증거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2조240억원의 영업이익과 1조7,230억원의 당기순이익(해외법인 포함 연결기준)을 달성, 흑자전환과 함께 ‘순이익 1조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실적은 창사이래 최대의 흑자이며, 4ㆍ4분기에는 4,5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 2003년 3ㆍ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재무구조도 한결 좋아졌다. 지난해 말 외부 차입금이 2조1,52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5,970억원을 줄어들어 차입금 비율이 138%에서 48%로 크게 떨어졌고, 부채비율 역시 지난 2003년 201%에서 지난해 말에는 96%까지 낮아졌다. 다른 한편 지난해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비메모리 사업매각을 완료, ‘메모리반도체 전문회사’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핵심역량을 한 곳에 집중함으로써 사업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가 이처럼 조기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자 올 상반기 중 대규모 채무재조정(리스케줄링) 등을 통해 워크아웃에서 조기 졸업시킨 뒤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분을 처분하거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 등을 통해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경쟁력을 더 높이기 위해 생산과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크 체제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유럽계 반도체 회사인 ST마이크로사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의 사업협력을 시작한데 이어 연말에는 중국 현지 공장 합작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또 올해 초에는 대만의 프로모스사와 기술수출 및 파운드리(위탁생산) 공급계약을 맺는 등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 종전 8인치 팹(M5) 설비의 업그레이드를 통한 12인치 팹(M10) 생산체제를 구축, 대내외적인 생산력을 높이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를 발판 삼아 올해에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전문회사’로 거듭난다는 방침 아래 ▦중장기 성장기반 확충 ▦핵심경쟁력 강화 ▦경영구조 개선 ▦위기경영 체제 구축 ▦고객감동 경영 등의 중점 추진과제를 마련했다. 이를 위해 우선 해외 유수 업체와의 협력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 및 대만 프로모스사와의 파운드리 활용을 통한 생산 기지 다변화를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또 이미 업그레이드를 시작한 12인치 설비의 강화와 우수 인재의 확보 및 육성, 통상문제의 원천적 대응 등을 통해 ‘성장 안정형’ 회사로 거듭 날 계획이다. 우의제 하이닉스 사장은 “올해 사업여건은 고유가와 달러화 약세 등 많은 대내외적인 경영 위험요소로 인해 그다지 우호적이지는 않다”며 “하지만 이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초심의 겸허함과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의 열정으로 역량을 결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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