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소비자물가 전년동월비 2.6%↑...7개월째 2%대 서울 후암동에 사는 주부 박모(42)씨는 최근 1년전 가계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달 말 집 인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장을 본 후 채소와 과일 값이 비싸다는 생각에 지난해와 비교해 봤는데 먹을거리 대부분이 50%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무 한 개가 2,500원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올랐고 깐마늘과 적상추도 4,580원(350g)과 2,980원(150g)으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77.5%, 58.5% 껑충 뛰었다.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추석물가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비자물가가 7개월째 2%대 안정권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서민들의 체감하는 식탁물가는 가계에 부담이 될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실정이다. 1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서울지역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에서 조사한 품목(지난달 25일기준) 가운데 시금치, 무, 양파, 배추 등은 지난해보다 20%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깐마늘(1kg)은 1만930원으로 전년동기(5,370원)보다 무려 104%나 급등했고, 시금치(400g)는 2,880원으로 53%, 배추(2.5kg)는 2,480원으로 25%나 올랐다. 이 같은 급등세는 봄철 냉해와 6월이후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엽채류를 중심으로 수확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과일도 늦더위로 수요량이 줄지 않는데 반해 출하량은 감소해 큰 폭으로 올랐다. 수박(7~8kg)은 대형마트에서 최근 2만4,800원까지 올라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110%나 급등했다. 김준호 롯데마트 채소담당 바이어는 “올들어 봄철 냉해·가뭄에 이어 6월초 고랭지 채소산지가 냉해피해를 입어 엽채류 작황이 좋지 않았다”며 “여기에 더위가 예상보다 길어져 신선식품 가격 상승세는 초가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도 채소와 과일, 어패류 등의 장바구니 물가인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보다 20.0% 올랐다. 이는 2004년8월의 22.9% 이래 6년 만에 역대 최대치다. 신선식품 가운데 신선채소가 전년 동월대비 24.7%로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고, 과일류가 17.2%, 어패류는 10.5% 각각 급등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상승하며 올 2월 2.7% 상승한 이후 7개월째 2%대의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채소 등 신선식품 물가가 8월에 크게 오른 것은 기상이변 등에 따른 요인이 가장 크다”면서 “하지만 전반적으로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어 후반기에도 계속 2%대 물가를 유지해 연간 2% 후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현호 hhlee@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