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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기침, 심장질환 의심을
입력2003-03-05 00:00:00
수정
2003.03.05 00:00:00
박상영 기자
동네의원에서 만성 기관지염이라는 말에 호흡기 치료를 받아왔던 김모(남ㆍ70)씨. 지난해 11월부터 몇 개월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기침은 그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치료제를 바꿔가며 복용도 해봤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던 중 대학병원을 찾아 심장초음파 검사를 받아 본 결과 심부전증 진단을 받았다. 심장질환이 폐 질환과 함께 나타나 그 동안 정확하게 진단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 후 김씨는 심부전 치료제를 같이 복용, 이제는 증상이 호전된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
을지병원 최재웅(심장내ㆍ02-970-8000) 교수는 “기침이라고 하면 대부분 만성 감기나 호흡기 계통에 문제가 있을 때 생기는 증상으로 생각하지만 심장질환이 있을 때도 호흡곤란이나 마른기침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관련 증상에 대한 기초정보를 미리 알아둔다면 질병예방이나 악화를 막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심장병에 의해 발생되는 기침의 경우 주로 마른 기침이며 수면 중 갑자기 쏟아내는 특징을 보인다”면서 “이는 누워 있게 되면 혈액이 등 쪽으로 몰려 폐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며 자세를 바꿔 앉은 자세를 취하면 기침이 멈추고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흡기 이상으로 나오는 기침은 자세를 바꾸어도 그다지 좋아지지 않는다.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는 가래가 거의 나오지 않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호흡기 질환으로 인해 나오는 가래와는 전혀 다르다.
거품이 섞인 빨간색 혈흔이 있을 경우가 심장이상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가래가 노란색을 띄고 있다면 대부분 호흡기 질환인 것으로 본다. 호흡기 질환과 심장병이 동시에 있다면 한 가지 질환을 치료하는 것만으로는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계속되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심장병을 동시에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전문의는 증상에 대해 보다 주의를 기울여 관찰해야 한다. 특히 60대 이상이라면 호흡기와 순환기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례가 많아 보다 세밀한 진단이 요구된다.
폐질환 중에서도 폐기종(폐에 바람이 들어가 폐가 커지는 질환)과 함께 동반했을 경우 진단은 더욱 어렵다. 폐와 심장의 크기를 비교해 심장이 커졌는지를 확인하는 X-레이 검사상으로 아는 사실상 힘들다. 이럴 경우 심초음파를 이용해 심장질환의 유무를 진단해야 한다.
???교수는 “기침은 누구나 경험하는 가벼운 증상일 수 있지만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 원인 발견이 늦어져 치료가 어려워지는 환자도 많다”면서 “기침이 몇 주일간 혹은 수개월간 계속될 때는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 호흡기 외의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흡기 계통에 이상이 없는데도 기침이 계속된다면 심장계통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 등 성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만성기침은 심장질환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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