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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30일 동ㆍ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ㆍ해일재난 피해와 관련, “우리나라도 범국가 차원의 피해재건지원과 긴급구호에 나서야 하겠다”면서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민관종합 지원대책기구의 발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김원기 국회의장과 최종영 대법원장, 이해찬 국무총리, 윤영철 헌법재판소장, 유지담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오찬을 갖고 남아시아 지진 피해, 경제문제, 정치자금, 해외순방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국가 차원의 구호노력을 강조한 것은 자국민 보호라는 우선 목표 외에도 ‘아시아 중심국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또 다른 목적의식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동북아 중심국가’ 비전을 제시한 데 이어 유럽연합(EU)을 모델 삼아 동아시아 국가간 협력관계 강화를 강조하는 등 아시아 통합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 예산이 이미 소진된 상태에서 긴급예비비 등으로 5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도 정부가 현 시점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오찬에서 노 대통령은 “경제, 경제 말이 많은데 국회에서 경제 관련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당부하자 김원기 의장은 “대화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노 대통령이 국회상황을 염두에 둔 듯 김 의장에게 “연말에 쉬시지도 못하고 답답하시겠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자 김 의장은 “정리할 것은 정리해 새해를 맞는 대통령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개정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데도 대체로 공감했다. 김 의장이 처음 이 문제를 거론하자 유지담 위원장이 “중앙선관위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게 있다”며 중앙선관위 직원들의 자체결의로 1인당 10만원씩 정치자금을 기부하기로 했다는 내용 등을 설명했다. 이어 김 의장은 “국회의원들이 후원회를 운영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총리는 노 대통령의 참석에 앞서 최종영 대법원장 등과 환담하면서 “마지막 통계가 나와봐야 하는데 올해 수출이 2,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64년에 1억달러였는데 2,500배가 된 것”이라고 수출실적을 설명한 뒤 “올해 대기업들은 굉장히 호황이었으며 내년에도 수출은 괜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프랑스에 가보니까 영빈관이 루브르궁전처럼 화려하더라. 탐이 많이 났는데 와서 한참 보니까 우리 공관이 소박하고 깔끔하고 좋은 것 같더라”며 “처음 볼 때는 화려한 게 탐이 많이 나더라. 장식이 아주 화려하더라”고 프랑스 방문 당시 소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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