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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연이틀 급등 배경ㆍ전망] ‘달러貨 강세 전환’ 단정 이르다
입력2003-02-10 00:00:00
수정
2003.02.10 00:00:00
성화용 기자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주말부터 이틀간 급등했지만 달러가 강세기조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환율이 속등한 것은 이라크전쟁을 앞두고 달러약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북핵문제 등 국내 불안요인을 배경으로 역외시장에서 달러 매수세력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요인 외에는 환율상승의 특별한 모멘텀이 없이다. 특히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는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라는 점에서 `달러 강세, 원화 약세`의 흐름이 기조적으로 이어지리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글로벌 달러 약세 무드가 꺾이면서 기회를 잡은 투기적 역외세력이 치고 들어온 데 따른 일시적인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며 “북한 핵 문제 등은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시장에 오래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역외 매수세가 환율 올려=지난 7일과 10일, 2영업일간 원ㆍ달러 환율은 15원(1.3%)이상 올랐다. 한 달간 이어져온 1,170원대의 지루한 횡보를 깨고 예상밖으로 급반등한 것이다. 원인은 비거주자(해외에 적을 둔 원ㆍ달러거래자)들이 국내 외국환은행들과 역외시장에서 선물환거래를 하면서 환율상승을 예상하는 쪽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보통 역외 NDF(Non-Deliverable Forwardㆍ차액결제 선물환)거래라고 한다. 메커니즘은 어렵지만 거래 원금은 교환하지 않고 만기 때의 현물환율과 비교해 손실 또는 이익 만큼만 차액으로 주고받는 거래를 말한다. 하루평균 거래량이 7억~8억달러나 돼 국내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
◇이라크 전쟁ㆍ북핵문제로 달러 강세=역외세력들이 달러 매수쪽으로 급속히 쏠린 것은 지난주 파월 미 국무장관의 유엔 연설을 기점으로 이라크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전세계적인 달러 약세 무드가 확연히 꺾이고 아시아 각국 통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게 기본배경이다. 여기에 `북핵`이라는 국내 특수요인이 가세해 달러에 대한 `스트롱 바이(strong buy)` 심리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투기적 성향이 강한 역외거래가 원ㆍ달러환율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흐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시중은행 딜링룸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역외세력간의 매매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핵 문제가 현실화될 경우 원화 약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지겠지만 외교적으로 해결될 움직임을 보인다면 오히려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경제가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어서 다른 변수들이 중립적이라면 원화는 약세로 갈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환시장의 다른 관계자는 “외환당국도 환율이 일정 수준 반등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움직임을 관망하는 입장”이라며 “1,170원을 하한 저지선으로 다져놓았기 때문에 1,200원 근처를 상한으로 한 박스권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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