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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외국인 매수세 새 주도주 부상 조짐
입력2004-02-13 00:00:00
수정
2004.02.13 00:00:00
홍병문 기자
금융주가 주도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기전자에 이어 금융주에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금융주는 연일 강세흐름을 이어가 닷새째 상승했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5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사면서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업종에 대부분의 자금을 할애했다가 이 달 들어 최근 2주동안에는 매수세를 금융업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금융주 매수에 대해 올해 신용카드 부실ㆍ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원화 강세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수출주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수출주 및 정보기술에 비해 금융주가 아직 많이 오르지 않아 일시적으로 매기가 이전했을 뿐이라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금융주의 실적 회복세가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외국인의 금융주 매수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급등에 따른 조정 부담을 느끼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금융주가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하며 지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3일 종합주가지수도 금융주강세에 힘입어 전일보다 4.23포인트(0.48%) 오른 882.18포인트로 마감했다.
◇금융주 신고가 경신 잇따라=외국인은 이 달 들어 전기전자에 집중했던 매수세를 금융업종으로 돌리고 있다. 13일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은 94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624억원을 금융주에 집중했다. 반면 전기전자 업종은 23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이날 금융업종지수는 전일보다 6.04(2.21%)포인트 오른 278.66포인트로 마감,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종목별로는 동원금융지주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로 10.22% 올랐으며 신한지주ㆍ삼성화재ㆍ외환은행도 외국인의 대량 사자 주문에 힘입어 연중(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지난 9일 이후 닷새 연속 전기전자 업종보다 금융주를 사들이며 금융주 매수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 달 들어 외국인의 금융업종 누적 순매수 규모는 3,200억원이지만 전기전자 업종은 오히려 287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석생 우리증권 연구원은 “수출주 중심의 전기전자 업종의 수익성이 원화강세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외국인들이 이들 업종의 매수세를 줄이고 대신 그동안 상승폭이 적은 은행주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 회복 기대감이 상승 배경=금융주의 상승세의 배경은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국민은행과 신한지주에 대한 대다수 증권사들의 평가는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것이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4ㆍ4분기 당기순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했지만 이전 분기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 오히려 향후 실적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박천웅 모건스탠리증권 상무는 “지연됐던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올해에는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율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는 수출주에 비해 금융업종은 내수회복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새 경제 사령탑에 오르면서 금융권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도 은행주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주 고평가” 지적도=골드만삭스ㆍ모건스탠리 등 주요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금융주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반면 국내 일부 증권사들은 은행주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경우 최근 발표한 포트폴리오 운용전략에서 은행주 비중을 줄였다. 은행주의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정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는 신용카드 연체율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현 주가는 이미 올해 실적 개선을 감안한 적정 주가 수준에 비해 고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 가능성은 크지만 현재 주가는 이미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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