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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쇼크 무엇을 할 것인가] 여성 인력 활용 극대화 하자
입력2002-08-27 00:00:00
수정
2002.08.27 00:00:00
`한국에는 천혜의 자원이 있다. 바로 여성 인력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비장의 대책이 있다. 주요 국가중에서 여성의 취업비율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여성 인력을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고령화와 경제활동인구의 급감에 따른 성장잠재력의 위축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여성의 취업이 낮다는 사회적 문제가 거꾸로 미래의 대안이 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여성 취업을 늘려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실제로 실행하는 기업이 많지 않고 그나마 여성 취업을 위한 보육ㆍ탁아 시설등 사회적 인프라도 미비하다는 점이다.
부천에서 맞벌이를 하는 김미연씨(32). 올 여름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부천시의 집을 전세주고 서울 상계동 친정집으로 이사했다. 세살바기 아들과 갓 돌을 넘은 딸을 친정부모에게 맡기기 위해서다. 친정부모에게는 미안하기 짝이 없었지만 직장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집을 옮긴 김씨와 남편은 매일 아침 직장이 있는 부천과 안양으로 출퇴근하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하지만 마음만은 전보다 훨씬 편해졌다.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맡겨놓고 하루종일 마음을 졸여야 하는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여성문제 해결없이 고령화위기 넘을 수 없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일할 사람이 갈수록 줄고 있다. 노인인구가 계속 늘어나면 노동력의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에 대한 제 1의 대안이 바로 여성 인력의 활용에 있다.
때문에 여성 인력의 사회진출을 위한 제도와 환경의 개선이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역시 여자는 한계가 있어!`라는 편견을 버리는 것도 기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여성이 결혼과 출산후에도 안정적으로 직장에 다닐 수 있도록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여성경제활동 꼴찌수준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꼴찌 수준. 최근 OECD가 발표한 `2002년도 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56.3%로 OECD 평균 69%보다 12.7%포인트나 낮다. 더군다나 대학 이상을 졸업한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OECD회원국(평균 82.1%) 가운데 가장 낮은 55.0%에 그치고 있다.
대학에 진학하는 여성들은 지난 70년 4만2,000명에서 지난해에는 99만3,000명으로 무려 95만2,000명이 늘었으나 활용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국가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보육서비스, 경쟁체제 도입하라
여성의 사회ㆍ경제활동 참여를 저해하는 것은 결혼과 출산 뿐만이 아니다. 육아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유치원(3~7세)의 보육시설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3세 이하 영아들을 위한 보육시설은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최대고민은 `아이를 믿고 맡길 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육아 보육서비스에 경쟁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미경 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육아문제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을 계속 일하게 하려면 보육시설을 늘리는 동시에 시장원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력근무제를 확대하라
장지연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육아로 하던 일을 그만둬야 하는 30대 고학력 여성들의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위해서는 회사나 국가가 가족친화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훈 한국개발연구원(KDI)연구위원은 “여성 채용목표제나 차별고용주에 대한 불이익을 강화하는 등 성차별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시차출근제, 직무공유제, 주5일근무제 등 탄력근무제를 확대하고 파트 타임제를 활성화하는 것도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고용기회 창출은 기본전제
여성을 고용한 데 따른 비용을 사회화하거나 사회보험의 분담율(현행 30%)을 높이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기업들이 여성들을 고용하는 데 부담을 덜 느끼도록 도와주자는 얘기다. 또 노인들을 수발하는데 드는 부담을 덜기 위해 장기요양시설 및 서비스, 재가(在家)진료서비스 등을 확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전반적인 고용창출이다. 우리 경제 전체의 고용기회를 늘리지 않은 채 여성고용자들만 늘어난다면 단순히 남성노동을 여성노동으로 대체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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