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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쏘나타로 '飛上'하다
입력2004-09-12 10:25:07
수정
2004.09.12 10:25:07
디자인 연구소 일부 첫 공개
"쏘나타는 개발 초기 시점부터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로 만든 차량입니다" 지난 10일 경기 화성군 현대.기아차 남양 연구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인 김상권 사장의 인사말에는 자신감과 함께 비장함이 서려 있었다.
김사장은 "쏘나타는 모든 최첨단 장비를 동원, 국내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해외 현지에서 필요한 각종 실험을 거쳐 완벽하게 만든 차"라며 "현대.기아차의 모든 연구진은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차를 개발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쏘나타의 성공에 현대차의 미래가 달려 있으며 향후 개발할 신차에도 쏘나타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전수시키겠다는 각오다.
김사장은 "80년대 40여개, 90년대 27개이던 세계 자동차 메이커는 현재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벤츠, 폴크스바겐, PSA그룹(시트로엥-푸조), 르노-닛산, 도요타, 혼다, 현대차 등 5개국 10개 업체로 압축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며 "2010년에는 이 중 6개만 살아남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현대차는 `빅5'안에 들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날 국내외 기자단 60여명에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R&D)의 헤드쿼터인 남양연구소를 파격적으로 공개, 그동안 철저히 보안에 부쳐졌던 디자인 연구소등이 부분적으로나마 `베일'을 벗었다.
남양연구소는 현대차의 야심작 쏘나타가 잉태된 곳이다.
현대차가 실내 품평회장 시찰을 비롯, 디자인 연구소의 일부를 공개하고 캠리.혼다간 비교시승 과 함께 고속주행장에서의 차량 시승 기회를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쏘나타 이렇게 태어났다' = 이날 연구소 곳곳을 돌며 현대차가 `완벽'을 목표로 개발해 낸 쏘나타의 탄생 과정을 하나하나 엿볼 수 있었다.
포티.스텔라의 새턴 엔진에서부터 쏘나타의 쎄타엔진에 이르기까지 현대차 엔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엔진 전시장에 이어 찾은 곳은 파워트레인 연구동내 실험실.
RPM과 토크를 컴퓨터가 조절하면서 각 환경에서 차량이 나타내는 진동 수위를 측정하는 한계 내구 실험이 한창이었다.
파워트레인 연구소 김형욱 가솔린엔진개발실장(전무)는 "모든 엔진은 개발단계에서 30종류 가량의 내구 실험을 거치며 쏘나타 엔진도 충분한 실험을 진행, 캠리와어코드보다 우수한 성능을 확보했다"며 "이 실험실은 1년 중 명절 연휴를 빼고는 24시간 체제로 돌아간다"고 귀띔했다.
충돌실험장에서는 `5% 여성 더미'(dummy)가 시속 48㎞(30마일) 속도로 콘크리트고정벽에 정면 충돌했을 때 나타나는 차량 파손 및 `더미'의 상해 정도를 측정하는 북미 법규 수준 안전 적합성 테스트 현장도 볼 수 있었다.
`더미'란 내부에 수십개의 센서가 장착돼 있어 충돌 유형별 각 부분별 상해치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한 인체 모형으로 `5% 여성 더미'란 미국 전체 여성 중 왜소함을 기준으로 5%내에 드는 경우를 표준으로 해 만든 것이다.
현대차는 쏘나타 개발 과정에서 200회 이상의 충돌 시험을 거쳤다.
`풍동'실험은 연비를 높이고 바람소리의 실내 유입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직경 8.4m의 대형 팬인 풍동을 이용, 소음 흡입을 위한 특수벽처리 공간에서 자동차가 고속주행할 때 받는 공기저항을 측정하는 실험이다.
실험차량 밑에 설치되는 저울은 파리가 앉았는지 여부를 감지할 정도로 높은 정밀도로 공기저항을 잴 수 있다.
김무상 연구원은 "99년 450억원을 들여 풍동을 직접 들여온 뒤 주행시 바람소리등 잡음이 많다는 고객들의 불만을 줄이는데 큰 성과가 있었다"며 "미국 JD파워사의초기품질지수(IQS)에서 쏘나타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데에는 풍동의 `공'이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고의 디자인이 명차를 키운다' = 이날 연구소 견학의 `백미'는 디자인 연구소의 공개.
현대차는 연구소 본관에 위치해있다 지난해 11월 15일 연구소내 별도 건물로 확장준공한 디자인 연구소 내부를 일부 기자단에게 파격적으로 공개했다.
현대차 디자인의 `산실'인 남양 디자인 연구소는 보안 등의 이유로 그동안 외부인에게는 단 한번도 문을 열지 않았던 `철옹성'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날 시찰이 허용된 곳은 영상 품평장 및 실내 품평장 등 2곳.
영상 품평장은 아이디어 스케치, 랜더링, 클레이(진흙 모형) 모델 제조 등 수작업에 의존했던 과거 디자인 작업이 전과정 컴퓨터에 의해 처리되는 `디지털 프로세스'로 바뀌면서 마련된 공간이다.
랜더링을 통해 어느정도 윤곽을 갖춘 3개 정도의 모델 후보가 이 영상 품평장에서 선보이게 되는데 3차원 입체에 더해 배경화면까지 자유자재로 조절, 실차 느낌을갖게 한다.
특히 시작차 단계의 후보군을 직접 품평하는 실내 품평장이 `위용'을 드러냈을때는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
로마 시대의 `판테온' 신전을 본떠 만든 이 품평장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높이 25m의 돔형으로 돔을 구성하고 있는 블라인드로 채광을 조절할 수 있으며 블라인드를 완전히 열면 천장이 완전히 열린다.
최대 차량 7대까지 동시 전시가 가능한 수백평 규모의 이 실내 품평장은 천연광을 이용, 차를 정확히 품평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자연광을 효과적으로 받을 수있도록 돔모양으로 설계된 것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철통보안을 지켜온 디자인 연구소 내부를 일부나마 외부에 드러낸 것은 그만큼 쏘나타가 이같은 최첨단 환경에서 태어났다는 자신감의표현"이라며 "현대차 디자인 연구소에서 현대차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고 전했다.
디자인 연구소 차종민 소장(전무)은 "쏘나타는 현대차 미래 디자인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며 현대차 디자인의 DNA(유전인자)는 결국 고객들이 만들어 나가는것"이라며 "쏘나타를 시작으로 현대차의 세단이 보다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스타일로나아간다는 방향은 정해진 상태"라고 밝혔다.
◆`쏘나타, 캠리.어코드 두렵지 않다' = 쏘나타에 대한 현대차의 자신감은 캠리.어코드와의 비교시승 및 고속주행 시승 체험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남양 연구소에는 개발 단계에서 캠리와 어코드를 대량으로 `공수', 벤치 마킹대상으로 활용됐으며 연구진들도 셀수 없을 정도로 여러번 캠리와 어코드를 타 봤다고 한다.
이날 비교시승에서는 어코드가 보다 단단하고 스포티, 가속성능이 좋은 반면 약간 시끄럽고 캠리가 조용하고 부드러운 대신 다소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었던데 반해 쏘나타는 조용하면서도 힘이 좋다는 `관전평'이 지배적이었다.
4.5㎞ 연장의 고속주행장서도 쏘나타는 시속 200㎞에서도 비교적 조용하고 안정된 느낌이었다.
연구개발본부 홍동희 설계센터장(부사장)은 "특히 IQS와 정숙함, 동력성능, 실내 공간면에서 캠리와 어코드를 뛰어넘는데 주력했고 자신있다"며 "쏘나타를 만들면서 핸들링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홍부사장은 "지난 5월 JD 파워의 제임스 D. 파워 4세 부회장이 쏘나타 시상을 위해 방한했을 때 남양연구소를 방문, 출시 준비중이던 신차 쏘나타를 타보고 매우 만족해했다"며 "이제 연구소의 모든 연구진들이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을 몸 속 깊이 체화한 단계"라고 전했다.
쏘나타는 차세대 `꿈의 제동장치'로 불리는 보쉬의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차량자세 제어장치)를 장착, 빗길.빙판길도 가뿐하고 매끄럽게 통과했다.
◆`명차 쏘나타를 만든다' = 남양연구소에 이어 찾은 아산공장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품질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EF쏘나타, 쏘나타, 그랜저XG 등 3개 차종을 연산 30만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는 이 공장은 일부 공정에서는 자동화율이 100%에 달하는 수출전략형 최첨단 승용공장으로 앨라배마 공장 등 해외공장의 표준모델로도 활용되고 있다.
시간당생산량(UPH)도 63대로 57초에 한 대의 차량이 나오는 셈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생산성을 자랑한다.
무인자동운반차량, 레이저 차체검사 장치 등으로 상당수 공정이 자동화돼 있지만 품질확보작업장을 통해 작업자들이 직접 눈과 손으로 품질 문제 여부를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생산된 차량은 마지막 단계인 `O.K.'라인에서 각종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며 특히 아산공장에서 생산된 모든 모델은 하나하나 왕복 3.2㎞길이의 도로주행시험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모듈화 비율이 기존 EF쏘나타(22%)에 비해 36%로 크게 상승된 것도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안주수 아산공장장(부사장)은 설명했다.
또한 차량 1대당 용접점수를 4천800곳에서 6천200점으로 대폭 늘려 품질에 만전을 기했다.
아산공장은 사슴 등 동물들이 뛰노는 환경동과 폐기물을 자체적으로 걸러 재활용하거나 내부 소각하는 무방류 시스템 등을 가동, 친환경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안 부사장은 "생산초기인 한두달간은 전직원이 나서 이중으로 품질 체크를 해나갈 계획"이라며 "쏘나타를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춘 명차로 생산해내기 위해전 직원이 혼신을 다해 기초 품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양.아산=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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