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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쇼트펀드 아시아 시장서 경쟁 2R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 삼성운용 새롭게 진출

한투·신한BNPP와 3파전


운용사 간 롱쇼트 펀드 경쟁 무대가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 대형운용사들이 절대 수익을 내기에는 국내 시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고 아시아 시장에서 롱쇼트 펀드 경쟁 제2라운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16일 '삼성 아시아롱쇼트펀드'를 출시했다. 롱쇼트펀드란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매수하는 반면 반대인 경우에는 차입해 매도하는 기법을 사용하는 펀드다. 삼성운용이 공모펀드 시장에서 지난해 6월 국내 롱쇼트펀드인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쇼트 펀드'를 출시해 운용 중이었지만 해외 롱쇼트 펀드를 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펀드는 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 등 아시아 8개국에 분산투자한다.

삼성운용은 전략적 투자를 통한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글로벌 롱쇼트 펀드를 내놓기 위해 블랙록에서 매니저를 영입하는 등 4개월 전부터 상품 개발에 공을 들였다. 전반적인 금융시장 흐름에서 비롯되는 '베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성창환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 매니저는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대표 전략 상품인 롱쇼트 펀드로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연 8~9%의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기존 국내 대형운용사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아시아롱쇼트펀드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지만 삼성운용까지 가세하면서 아시아롱쇼트 시장(아시아 3개국 이상에 투자)에서 3파전이 펼쳐진다.

이들 대형운용사가 아시아 롱쇼트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국내 롱쇼트 시장이 포화상태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국내 롱쇼트 펀드가 지난 2년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자금이 밀려드는 데 비해 공매도를 위한 대차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익률이 부진했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운용사들이 산업구조가 유사한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BNPP 관계자는 "아시아로 무대를 넓히면 해당 국가에서 유망한 산업 대표 종목을 매수하는 반면 반대 상황인 국가의 종목은 매도할 수 있다"며 "중국에서는 클린에너지 관련 기업에, 일본에서는 글로벌 경기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수출 기업에 투자하고 동남아에서는 소비재 및 설비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를 무대로 롱쇼트 전략을 펼치는 상품이지만 상품 간 투자 무대나 기법은 다르다. 삼성운용의 상품은 아시아 8개국에 한투운용 상품은 아시아 3개국에 투자한다. 삼성운용은 계량화된 분석인 퀀트 기법을 주로 쓰는 반면 한투운용과 신한BNPP운용은 종목(펀더멘털) 분석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펀더멘털 분석 때 펀드매니저의 주관이 상대적으로 크게 개입된다.

삼성운용은 펀드매니저의 판단 영역을 최소화하고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퀀트 기법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성 매니저는 "애널리스트 추정치 변화나 기업의 펀더맨털 변화, 밸류에이션 지표 등 전통적인 퀀트 요소에 더해 빅데이터 요소를 더하는 퀀트 모델을 만들었다"며 "이를 4개의 판단 기준으로 구분해 각 요소(팩터) 상황에 따라 매매를 달리하면 매니저의 주관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운용의 퀀트 기법은 잦은 매매를 지양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성 매니저는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주식을 매매하면 0.3%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며 "잦은 매매를 지양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해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면 매매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한국운용과 신한BNPP운용은 펀더멘털 분석을 통한 페어트레이딩 전략을 중심으로 펀드를 운용한다.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쇼트 펀드'를 운용하는 김기훈 한국투자신탁운용 차장은 "퀀트 기법 사용 때 데이터의 신뢰성이 중요한데 팩트에 문제가 생기면 오히려 잘못된 판단이 나올 수 있다"며 "유사 종목 중 상승 예상 종목을 매수하고 하락 종목 매도(페어트레이딩) 전략을 펼치되 퀀트 기법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등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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