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와 내수부진 탓에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5개월 만에 악화됐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원ㆍ달러 환율 변동폭도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의 6월 업황전망 BSI는 86으로 전월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전망 BSI가 하락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초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황전망이 개선됐지만 5월부터 그리스 위기가 재점화되면서 업황전망도 부정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BSI는 100을 밑돌면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5월 제조업 업황 BSI는 84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비제조업의 업황전망 BSI도 83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체의 경기전망 악화는 그리스 위기보다 내수부진의 영향이 더 컸다. 수출기업의 6월 업황전망 BSI는 93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빠지는 데 그쳤지만 내수기업은 81로 전월(87)보다 무려 6포인트나 급락했기 때문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업황전망 BSI는 2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친 반면 중소기업은 5포인트 하락해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더 크게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내수기업과 중소기업의 업황 전망이 수출기업과 대기업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초 제조업 경기가 점차 풀릴 것으로 내다봤으나 그리스 우려에 따른 경기불확실성과 내수부진으로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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