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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전반이 '금융'이라는 틀을 깨고 활동반경을 확장하는 사이 상호금융은 정반대의 도전을 하고 있다. 대규모 여신이나 담보대출에서 벗어나 서민고객과 자영업자의 신용도를 평가해 대출해주는 관계형 금융의 본질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업계는 관계형 금융에 적합한 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금융사의 기본인 건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민금융의 또 다른 분야인 대부 업계와 금융 소외자 지원을 위한 서민금융기관들은 합종연횡 전략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부 업계는 협회를 중심으로 공동 브랜드 출시를 고민하고 있고 미소금융중앙재단과 신용회복위원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국민행복기금은 3개 기관을 한데 모은 서민금융진흥원을 하반기 중으로 설립해 금융 소외자를 위한 종합 서비스 거점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관계형 금융으로 돌아가는 상호금융=상호금융 업계에 지난해는 시련의 시간이었다. 과거 1금융보다 높았던 상호금융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시중은행들과 차이가 없어지면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의도는 상호금융권이 저신용자와의 '관계형 금융'에 주력하라는 것이었지만 주택담보대출에 의존해온 상호금융은 고객신용평가 등이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 신용대출이나 자영업자대출에 관한 노하우가 없었다. 이 같은 한계를 인식한 상호금융 업계는 진정한 서민전문 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한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신협은 올해 보다 전문적인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여신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여신관리 종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여신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여신시장 발굴에 나선다. 벌써 중금리신용대출과 비주택중도금대출, 밴(VAN)사업자대출 등을 개발, 판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새마을금고 역시 서민 대상 신용대출 상품을 기획하는 한편 지난해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전자결재 시스템을 도입하고 새마을금고 전산망 전용회선 고도화 사업을 추진해 정보분석 시스템 사용 역량을 강화했다.
금융기관의 기본인 건전성과 투명성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다. 신협은 지난해 말부터 1,000만원 이상 대출시 해당 조합의 이사장과 상임이사·실무책임자에게 대출 내용을 문자로 발송하고 있다. 책임자에게 실시간으로 대출 상황을 알려 2중, 3중의 검토를 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도 휴대폰 본인인증 시스템과 대출 사고를 막기 위한 여신 모니터링 시스템, 순회감독역 감독제도 및 우수조합 멘토링 제도 등이 속속 도입된다.
새마을금고도 사후조치가 아닌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경영 컨설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경영 컨설팅을 필요로 하는 새마을금고에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등 경영역량을 개선하기 위해 인사와 교육, 건전성 관리, 내부통제 등을 본부에서 컨설팅해주는 식이다.
◇서민금융, 뭉쳐야 산다…'합종연횡' 전략=산발적으로 이뤄지던 서민금융지원 사업과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했던 대부 업계에서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합종연횡'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서민금융지원 사업은 금융 소외자에게 종합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올 하반기 미소금융과 신복위, 캠코 국민행복기금을 하나로 묶는 서민금융진흥원을 설립할 예정이며 대부 업계는 TV 광고나 자체 시스템을 갖추기 힘든 소규모 업체들이 한국대부금융협회를 중심으로 모여 공동 마케팅을 할 수 있는 통합 브랜드 론칭을 논의하고 있다.
논의에 큰 진척이 없었던 서민금융진흥원 설립은 우선 지난해 11월 경기도 부천시에 전국 최초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개소하면서 실질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진흥원으로 통합되는 3개 기관이 과연 어떻게 화학적으로 융합하느냐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일단 지원이 필요한 금융 소외자가 지원을 받기 위해 한 곳만 찾아가면 되도록 개선된 점은 성과다. 부천시에 만든 첫 번째 통합지원센터도 3개 기관의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춰 한 자리에서 미소금융과 신복위·행복기금은 물론 부천시 일자리센터 및 한국투자저축은행의 햇살론 상담까지 받을 수 있도록 꾸며졌다.
소형사들이 나름의 생존전략을 찾는 가운데 대형 대부 업체들은 해외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러시앤캐시로 알려진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지난해 국내 금융사 최초로 폴란드에 법인을 세우고 영업을 개시했다. 앞서 중국 톈진과 선전·충칭에도 법인을 설립했다. 웰컴론으로 익숙한 웰컴크레디라인대부 역시 지난해 필리핀 현지 금융사와 합작 형태로 웰컴파이낸스 법인을 설립해 여신전문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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