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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원로들 건의 왜 나왔나
입력2005-09-05 18:45:40
수정
2005.09.05 18:45:40
■ "경제자유구역을 자유무역지역으로"<br>중국은 동북아 허브로 급성장하는데…"우리 현실은 열악" 위기감<br>
국가 원로들로 구성된 IBC(International Business Center) 포럼이 경제자유구역제도의 운영개선을 직접 주문하고 나선 것은 중국은 초스피드로 동북아 허브로 성장하는데 우리나라는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지 않느냐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는 지금 GDP 세계 11위에 달하고 반도체ㆍITㆍ조선ㆍ자동차ㆍ철강 등 주요 업종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지만 고급기술은 일본을 추월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급속도로 우리 기술을 쫓아오는 중국을 물리치지 못해 그 격차가 해마다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계 원로들은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머지않아 우리 국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중국 대륙을 전전하게 될 수도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고병우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대기업ㆍ중소기업 할 것 없이 땅값 싸고, 인건비 싸고, 파업이 없는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고 본사까지 옮겨가면 우리나라는 노임이 비싸고 집값도 비싸고 직장도 없어 실업자가 들끓고 마침내 일자리를 찾아 중국으로 밀입국하는 역현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행히 우리는 중국의 최대 항만으로 떠오르는 상하이 항만보다 수심이 훨씬 깊어 초대형 선박을 접안시킬 수 있는 항만(부산ㆍ광양)을 보유하고 있고 이미 세계항공화물 공급능력에서 선두그룹으로 부상한 인천국제공항을 보유하고 있다.
원로들은 이를 기반으로 물류산업을 육성, 발판으로 삼고 서비스업을 개발하면 충분히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을 모든 부문에서 세계적인 선진도시로 만들어 이 같은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의 현실은 우리의 꿈에 비해 너무 열악하다는 게 원로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경제자유구역청장의 권한은 시도지사 밑에 있는 구청장 수준보다 못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홍보업무나 하는 실정이다.
물류중심지의 땅값은 중국의 경우 거의 공짜인 데 비해 인천 송도는 평당 350만원, 같은 지역 아파트 값은 평당 1,500만원을 상회할 정도다.
중국 인건비는 우리나라의 10분의1 수준이고 노사분규나 파업으로 인한 작업지연이 없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화물연대ㆍ항만노조 등 강력한 노조가 걸핏하면 며칠, 몇 달이고 파업을 벌이는 상황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ㆍ여야간 갈등과 분열로 성장동력 개발에 집중할 수 없는 점도 문제다.
이에 따라 국가 원로들은 이 같은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국가적 역량을 경제자유구역 선진화에 집중해줄 것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기름이 고갈되면서 위기에 빠졌던 두바이가 개방을 통한 무비자ㆍ무관세ㆍ영어공용화 등으로 기업의 천국을 건설, 20만명인 자국민보다 네 배나 많은 외국인들을 끌어들여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육박하는 세계적 도시국가로 거듭났듯이 경제자유구역에도 모든 것을 허용해주자는 것이다.
국방ㆍ외교ㆍ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모든 행정권을 일임하고 무관세ㆍ무비자ㆍ영어공용화를 실시하며 화폐교환, 신용제도 운영, 건축허가, 도시계획, 민원행정을 구역청이 도맡아 하고 대통령이 직할할 수 있도록 개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을 선진도시로 만들어 세계적으로 부각시켜 외국인 투자가들이 몰려오고, 주변국가에서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 학생들이 유학을 오고, 유능한 의사가 있는 병원을 찾아 환자들이 몰려오며, 우리 자녀들도 외국으로 가는 대신 가까운 이곳에 오도록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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