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와 고령화는 재테크 전략 수립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변수로 꼽힌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금융 상품 가운데 장기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그만큼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특히 직장에서 은퇴한 이후 국민연금 수령 연령까지 연금을 받지 못하는 이른바 '소득절벽 기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현대인이 고민거리 중 하나다.
금융사들도 이런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상품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후 안전판에 대한 고객의 관심과 수요를 잡으려는 시도가 은행, 보험사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소득 절벽을 극복하기 위한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미리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득 절벽을 극복하라=지난 2012년부터 금융계에 풍미했던 단어가 바로 '은퇴 크레바스'다.
크레바스의 사전적 의미는 '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이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퇴직연령과 연금수령시기 사이의 무소득 기간을 의미한다.
일명 소득절벽이라고도 말한다. 연금수령시기도 점점 연장되고 있는 추세인데, 평균 퇴직연령이 53세라고 할 때 10년정도 소득이 없는 기간을 통과하게 된다.
현재 국민연금을 적립 중인 50대 이하의 직장인들은 고령화로 인해 은퇴 크레바스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가령 1973년생 직장인의 경우 국민연금 지급시기는 만65세이고, 평균퇴직연령은 만55세로 약 10년간의은퇴 크레바스가 생기게 된다. 더욱이 최근 고령화의 영향으로 국민연금 수령금액도 적어질 것으로 보여 직장인들은 은퇴 크레바스 기간을 줄이는 노력이 절실하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소득 크레바스 기간에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노후대비책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며 "은퇴 계획과 연령별 수입 등에 맞춰 최적의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보험사, 각종 연금 상품 선봬=현재 가교형 금융 상품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보험사다. 은행들이 최근 보험 상품과 유사한 설계로 관련 시장에 들어오고 있지만 상품 구색은 보험 상품이 다양하다.
삼성생명의 '브라보 7080 연금보험'은 노후기간이 부족한 중장년층이 짧은 기간 노후연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보험료를 매월 내는 월납 방식과 한 번에 내는 일시납 상품을 혼합해 최소 3년 만에 노후자금 마련이 가능하다. 가입 후 연금개시까지 기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도 장점이다. 40대 후반에 가입하더라도 은퇴를 즈음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 후 납입이 어려울 때는 일시 중지도 가능하다.
조기집중형 연금수령을 선택할 경우 선택기간에 대해서는 이후보다 2배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월 35만원 초과 계약에 대해서는 할인혜택도 있다.
'더드림 교보연금보험'은 교보생명에서 내놓았다. 오래 가입할수록 보너스가 쌓여 장기 가입을 생각하는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보험료 납입 기간 중에는 매년 기본적립액의 0.5%를 별도로 쌓아두고 5년마다 적립액에 가산해주고 납입기간이 끝난 후에는 매년 0.2%를 쌓아두었다가 연금개시 시점에 적립액을 가산해주는 방식이다. 40세에 가입해 20년 동안 납입하고, 65세에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기존 연금보험에 비해 연금액을 6.8% 정도 더 받을 수 있다.
한화생명의 '트리플 라이프연금보험'은 은퇴 후 소득 공백기간에는 연금액을 높이고 국민연금 수령 기간에는 연금액을 낮출 수 있도록 짜였다. '고무줄 연금수령'이 가능한 셈. 특히 조기은퇴 후 연금을 받다가 재취업 등으로 소득이 다시 발생하면 연금수령을 멈췄다가 다시 받을 수 있는 '스톱앤드고(Stop & Go)' 기능도 만들어 예측하기 힘든 소득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생명의 'VIP 실버브릿지 연금보험'은 기본보험료 납입 완료 후 연금개시 기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30세 남자가 월 30만원씩 20년간 납부하고 은퇴시점인 55세부터 65세까지 10년 확정형으로 연금 수령 시 매년 1449만원을 받을 수 있어 공백기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연금지급 개시 시점은 45세부터 가능하며 30만원 이상 고액계약과 4년 이상 장기납입계약에 대한 보험료 우대혜택도 제공된다.
◇은행도 소득 공백기 대비 상품 출시=은행들도 은퇴 후 효율적 자산관리를 목표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예금'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고객이 은퇴 후 국민연금 또는 연금저축 등이 지급되기 전까지를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퇴직금, 부동산매매대금 등의 목돈을 예치하고 이를 다시 매월 원리금 형태로 나눠 받아 생활자금 등으로활용할 수 있다. 가입대상은 개인고객이며, 가입금액은 300만원 이상이다. 가입기간은 최장 10년이며, 이자만 수령하는 거치기간과 원금과 이자를 수령하는 원금과 이자지급기간으로 나눠진다.
신한은행이 선보인 '뉴라이프연금예금'은 최장 50년까지 연금수령기간을 지정할 수 있다. 기존 개인연금 또는 연금신탁과 달리 설정한 주기 동안 확정 이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예상수령금액을 미리 알 수 있다.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원금손실의 위험이 없어 목돈이 긴급히 필요한 경우에도 불이익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만40세 이상 고객이 적금처럼 납입한 후 적립 만기일에 연금으로 자동 전환되는 '적립식 연금형'과 목돈을 일시에 예치한 후 다음달부터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즉시 연금형'의 두 종류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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